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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8482103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5
불꽃 11
옮긴이의 말 231
추천의 말 245
리뷰
책속에서
“그 대신 웃겨야 해. 내가 진지하게 질문했을 때는 분명하게 대답하고.”
“예.”
“다시 묻겠는데, 너희 아버님께서는 너를 뭐라고 부르셨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 입니다.”
“너는 아버님을 뭐라고 불렀는데?”
“한계부락.”
“어머님께서는 너를 뭐라고 부르셨냐?”
“대체 누구를 닮았냐.”
“너는 어머님을 뭐라고 불렀는데?”
“대체 누구를 닮았을까.”
“대화가 척척 맞아떨어지네.”
이를테면 1년 내내 피에로 옷차림을 관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건 개성이라고 해도 좋다는 말도 했다. 피에로는 다른 누군가 창조한 것이지만 그것을 평소에도 매일 입어내는 것은 이미 오리지널한 발상이라고 단언했다.
“근데 만일 그 피에로가 실제로 여름철에는 더워서 이런 옷차림은 싫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경우, 그건 자기 자신의 모방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해. 나는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규범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는 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흉내내는 거잖냐. 그래서 나는 캐릭터라는 것에 저항감이 들더라.”
어쩌면 가미야 씨는 ‘없다, 없다, 까꿍!’이라는 놀이를 알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고집 센 발명가나 예술가라도 자신의 작품을 받아들이는 자가 갓난아기였을 때, 여전히 자신의 작품을 일절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과거의 천재들도 가미야 씨처럼 ‘없다, 없다, 까꿍!’이 아니라 자신이 온 힘을 쏟아 부은 작품으로 갓난아기를 즐겁게 해주려고 했을까. 나는 내가 생각한 것을 남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미야 씨는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방식을 결코 바꾸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너무도 상대를 과신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일절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가미야 씨를 지켜보면 나 자신이 무척 경박한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