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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관의 은밀한 비밀 1

홍 의관의 은밀한 비밀 1

서이나 (지은이)
  |  
플레이블(예원북스)
2020-02-28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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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관의 은밀한 비밀 1

책 정보

· 제목 : 홍 의관의 은밀한 비밀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6514615
· 쪽수 : 584쪽

책 소개

서이나 장편소설. 사람의 명줄을 보는 신비한 눈을 가진 천재 의원, 홍계동. 하지만 사실 그는 여인이다. 어느 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봉이라 여긴 사내에게 술값을 떠넘기다 딱 걸리고 말았으니. 명줄조차 보이지 않는 이 위험한 사내에게 아주 제대로 휘말리고 말았다.

목차

1화 봉을 잡았다!
2화 귀군(鬼君)이라 불리는 왕
3화 대낮에 반짝이는 별
4화 백일홍의 운명
5화 눈치가 개똥이구나
6화 왕에게 떠도는 은밀한 소문
7화 왕의 승은
8화 가까이, 더 가까이
9화 울부짖는 동궁전
10화 미꾸라지가 용이 되기 위해선
11화 그녀들은 꽃이 아니다
12화 향기가 없는 꽃

저자소개

서이나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항상 소녀 같은 마음으로 로맨스를 그려내고 싶은 여전히 성장 중인 새내기. [출간작] 흰 가운 속 사정 데이트 메이트 은밀하고 발칙하게 김도령의 은밀한 사생활 조선 세자빈 실종 사건 이웃집에 늑대가 산다 붉은 물빛의 레이디 왕세자의 프러포즈 황궁에 미친 꽃이 필 때 열렬히, 박히다 용이 피우는 꽃
펼치기

책속에서

언은 그렇게 계화를 생포한 뒤, 어쩔 줄 몰라 하는 행수와 다시 마주했다.
행수는 낭패 어린 표정을 지으며 연신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머리를 굴렸다.
하필이면 포도청 종사관이라니! 그러고 보니 아까 우글우글 모여 있던 기생들에게서 얼핏 들었다.
오늘 규장각 각신 나리와 내금위장 나리가 함께 청옥관에 들었다고. 거기에 영문 모를 훤칠한 선비까지 함께 있었다고. 분명 그 선비가 이 선비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면.
‘역시 포도청 종사관이 틀림없다!!’
“조, 종사관 나리.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모르고 그런 것입니다. 정말로 그저 염병인 줄 알고……. 그렇다면 저도 이곳을 지켜야 하기에…….”
언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 행수를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겁에 질린 여노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노비는 언의 시선을 느끼고서 더더욱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그는 우아한 걸음으로 여노비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이면서 앙상한 아이를 쓰다듬었다. 손에 닿는 곳마다 뼈 마디마디가 느껴질 정도로 피골상접한 모습이었다.
“대체 아이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밥을 주지 않은 것이냐?”
언의 목소리엔 노기가 서려 있었다. 그러자 여노비는 훌쩍이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저, 저 같은 년은 제대로 품삯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배곯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품삯을 못 받는 것을 보니 노비 중에서도 가장 최하층에 속한 것도 모자라 아비 모를 아이까지 있으니, 그 형편이 좋을 리가 없었다.
언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이곳을 나갈 생각이 있느냐?”
“저, 저 같은 것이 어찌…….”
“마지막으로 묻겠다. 나갈 생각이 있느냐? 너 혼자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냐고 물었다.”
언이 힘주어 묻자 여노비는 바들바들 떨다가 이내 굳게 결심한 듯, 그를 보는 눈빛에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언은 마지막으로 아이의 야윈 볼을 쓰다듬어 주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곤 행수에게 다가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나와의 계산은 이 여노비로 하지.”
“예?”
“내가 이 여노비를 사겠다. 혹.”
순간, 느긋하게 흘러나오던 목소리가 돌변하며 살 떨리는 위압감을 싣고서 행수를 짓눌렀다.
“돈이 더 필요한가?”
고작 목소리 하나로 분위기를 순식간에 아우르고 있었다. 행수는 그의 엄청난 존재감에 절로 고개를 숙이며 벌렁이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주신 돈으로 충분하고도 넘칩니다. 예, 예! 용서만 해주신다면 더한 것도 드리겠습니다!”
“충분하고도 넘친다면 넘치는 건 다시 나한테 돌려주고, 더한 것은 나도 필요 없다. 저 여인과 아이의 노비 명부를 가져와라. 나는 뭐든지 공평한 것을 좋아한다.”
“예, 예!”
상황이 그렇게 한순간에 정리되고 말았다.
계화는 뒤에서 파리해진 낯빛으로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포도청 종사관이라지만, 순간 흘러나오는 기운이 저도 모르게 숨이 턱 막힐 것처럼 싸늘하고 섬뜩했다.
결코 반항할 수가 없는, 반항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것만 같은 그런 막연한 두려움.
‘저런 사람을 보고 난 샌님, 봉이라 생각했으니. 내가 정녕 미쳤지. 미쳤어. 아니, 그런데 왜 그때는 그렇게 넋 빠진 사람처럼 당했던 거야? 설마 이렇게 다시 날 잡을 거라 생각했던 건가?’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풀어준 거라면 진정 무서운 사람이다. 무서운 사람한테 자신은 된통 걸리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슬쩍 도망쳐?’
하지만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것인지 발을 슬쩍 움직였을 뿐인데 그가 휙 고개를 돌리며 계화를 향해 싱긋 웃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
“아하하하……. 물론입니다. 더 걸리셔도 됩니다. 충분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오래오래, 나리의 일을 살펴보십시오!”
또 저리 태연자약하게 샌님처럼 웃는다. 대체 어느 모습이 진짜인 거냐고!

행수는 버선발로 순식간에 노비 명부를 가져와 언에게 바쳤고, 언은 여노비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름이 무엇이냐?”
“서, 석년입니다.”
언은 명부를 더듬다가 이내 석년이라는 이름이 적힌 종이를 눈앞에서 찢어서는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곳을 나가서 아이 배곯지 않게 제대로 된 어미가 되어라.”
그녀는 언의 다정한 위로에 굵은 눈물을 쏟으며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은혜를 담아 속삭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계화는 뭔가 뗄 수 없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자를 그저 샌님, 봉이라 생각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했는지 알겠다.
순식간에 위아래를 오가는 분위기로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더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들의 머리꼭대기에 올라서 있었다.
계화는 다시금 돌아선 언과 눈을 마주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서늘했던 그의 시선이 또다시 아무렇지 않게 휘늘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웃음에 계화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언은 손을 쭉 뻗어 넓고 고운 계화의 이마를 무심하게 툭 때렸다.
“악!”
아릿한 통증에 계화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서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
“정신 차려라. 괜히 넋 빠진 것처럼 굴어서 도망칠 수작이냐?”
“아, 아닙니다!”
“그럼 이제 우리 죗값을 치러볼까?"
올 것이 드디어 이렇게 왔구나! 이젠 제 살 구멍을 찾아야만 한다.
언은 계화의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싶었다. 이번엔 과연 무슨 말을 하면서 빠져나갈지.
어느새 계화는 최대한 공손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언은 그런 계화를 내려다보았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훨씬 더 작고 곱게 생긴 사내였다. 하지만 조금 전 치료를 하던 모습은 그저 작다고 무시할 게 아니었다.
사실 언은 이 사내의 뛰어났던 의술을 전부 다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나 빠르고 정확했던 침구술은 더더욱 놀라웠다.
‘그저 곱기만 한 사내가 아니다. 의술은 더욱 아름다운 솜씨야.’
“제가 감히 종사관 나리를 몰라 뵙고 그런 무례와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그래, 몰랐겠지. 알았으면 감히 그런 간 큰 짓을 했겠느냐.”
“예, 정녕 몰랐습니다. 무지한 것은 죄가 아니니, 그 값이 조금은 내려가겠지요?”
“하아?”
계화는 언을 향해 연신 굽신거리다가 뭔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래.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아주 죽을죄는 아니잖아? 갚을 생각이었어. 그대로 모르쇠할 생각은 절대로 아니었다고.’
계화는 이렇게 계속 굽실거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떳떳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하지만 바로 빤히 쳐다보는 언의 서늘한 시선 앞에 아주 조금 고개를 스르르 내렸다.
“더 할 말이 있느냐? 없으면 죗값을…….”
“제가 솔직히 술값을 고이 넘겨 드리긴 했지만.”
“고이 넘겼다?”
“분명 갚을 생각이었습니다. 도망치고도 어찌나 양심이 아프던지, 하늘을 향해 기도도 했습니다. 백골난망하여 결초보은할 것이라고. 제가 그리 파렴치한은 아닙니다.”
“내가 어디 있을 줄 알고 갚으려고 했다는 거지?”
“저는 나리와 꼭 다시 만나리라 생각했습니다. 예, 지금처럼 이렇게요. 이건 완전 우연을 넘은 인연이 아닙니까? 진정 나리와 저는 벗이 될 운명인 것 같습니다!”
운명이라 말하는 것치고 계화의 표정은 절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저리 표정을 숨기질 못하다니.
“그러니 나리와 제가 이번엔 진짜 벗으로서의 연을 맺고 이번 일은 그 우정의 증표로…….”
순간 언의 눈빛이 다시 싸늘하게 가라앉자 계화는 뒷말을 꿀꺽 삼켰다.
“우정의 증표로 삼고 싶으나 감히 제가 나리와 벗이라니. 너무 황공하여 저는 결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은 안 되겠다. 작전을 바꾸자!
“제가 그 노비의 아이를 치료했습니다. 그것도 꽁으로! 솔직히 치료비는 그 행수가 아니라 제가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건 종사관 나리께서 조금 잘못하신 것이지요.”
눈 뜨고 코 베인다더니. 어느새 자신의 잘못이 추가되어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제 죗값을 조금 흥정해 보고 싶습니다.”
“죗값을 흥정?”
“예!”
계화는 천진난만하게 대답하며 눈동자를 반짝거렸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지금 내 눈동자 엄청 반짝거리고 있겠지? 설마 이렇게 대화를 쌓고 정을 나누는데 포청으로 날 데려가겠어? 그렇다면 정말로 인정머리 없는 작자지!
언은 계화의 속셈이 아주 훤히 보였다.
술값 덤터기도 이런 식으로 능구렁이마냥 스리슬쩍 넘어가더니 죗값을 흥정하겠다? 하! 정말이지 발칙한 녀석이다. 하지만 언은 화가 나기보다는 왠지 자꾸 이 발칙한 녀석과 계속 말을 섞고 싶었다.
“흥정이라. 그래, 어디 한번 들어보자. 내 마음을 움직인다면 나도 조금 생각을 바꿔보마.”
어느새 그의 표정엔 즐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일단! 절대로 사기 친 게 아닙니다. 사기를 친 것이고, 갚을 마음이 전혀 없었다면 제가 이런 곳에서 미적거리고 있었겠습니까? 당장 도주를 하고도 남았지.”
“도주는 이미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언은 대놓고 계화의 삿갓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계화는 끝까지 모른 척하였다.
“뭐, 그렇다고 해도 이미 난 술값을 주었다. 그것도 스무 냥이나 되는 거금을.”
젠장! 다시 들어도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스무 냥이 뉘 집 개 이름인가? 이 고주망태 영감이 오늘따라 왜 저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는지! 그러곤 대체 어디에 자빠져 있는 거야!
“혹시 제 의술을 보셨습니까?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못 하지는 않습니다. 금방 벌어서 갚아드리겠습니다.”
“결국 지금 당장은 못 갚는다?”
“며칠 내로 꼭 갚겠습니다. 게다가 포도청 종사관 나리라는 것도 알았고, 어디 계시는지도 알게 되었지 않습니까? 어느 포청입니까? 좌포청? 우포청?”
입이 정말로 한시도 쉬지 않고 꼬물꼬물 움직였다.
언은 뭔가 신기하게 자꾸 눈이 가는 이 사내가 점점 더 궁금해지고 있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그는 저도 모르게 불쑥 이름을 물었다. 그러자 계화가 눈에 띄게 움찔했다.
“아니, 저기. 꼭 이름을 말해야 하는 겁니까?”
그토록 당당하게 굴더니 갑자기 뭐지?
“자기 이름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면 굉장히 수상하다고 여겨야겠지. 그럼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까? 응?”
싱긋 웃는 낯짝으로 잘도 협박을 하는구나.
정말 징한 놈한테 걸려서는! 하지만 그래도 이름은, 그 이름만큼은…….
“계…….”
“개?”
“계…… 동…….”
“개똥?”
“계동입니다, 홍계동!”
언은 순간 입술을 꽉 깨물고서 근엄하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끝내.
“흡!”
계화는 이미 이런 반응을 예상했기에 붉어진 얼굴로 소리를 내질렀다.
“웃지 마십시오! 남의 이름을 듣고 그 무슨 무례하고 경우 없는 행동이십니까!”
“안 웃었다.”
“거짓말! 풍!”
“진짜다.”
“그럼 아까처럼 고개를 돌리고 제 눈을 똑바로 보십시오!”
“내 얼굴이 그리 보고 싶더냐?”
“말 바꾸지 마시고 어서요!”
언은 계화의 말에 숨을 크게 삼키고서 눈에 힘을 가득 준 채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계화를 보자마자 입술이 자꾸만 씰룩거리다니 결국 다시.
“흐흡!”
“거 보십시오!!”
말끔하고 훤칠한 선비가 제 이름에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더욱 비참했다. 이래서 이름 가르쳐 주기 싫었던 건데. 그 이름을 입에도 담고 싶지 않았던 건데!
“흠흠흠. 나도 모르게 개똥이라 들려서 그런다. 그런데 혹시 노린 것이냐?”
“누가 그런 걸 노립니까!”
사실 노렸다. 이 이름은 고주망태 스승이 지은 이름이었다.
본디 이름은 계화였으나 의원으로 지낼 때는 계동이라 불렸다. 하지만 이것도 스승이 개똥이라고 지으려는 걸 많이 순화시킨 것이었다.
저보고 너무 비리비리하다며 예쁜 이름을 지으면 귀신이 빨리 데려갈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오래오래 살라고 개똥이라 지으려 했다는 거다.
너무 분하고 억울하게도 계화는 스스로의 명줄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저 억울한 이름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언은 자꾸만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름이 싫어서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했던 모습이 매사 뻔뻔할 정도로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라 퍽 귀여웠다.
‘하! 귀엽다니.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예를 아시는 분이라 여겼는데 실망입니다.”
“제대로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도 예를 다하는 것이지. 그나저나 의원이 왜 그런 짓을 한 것이냐? 게다가 혹시 술 마시고 치료한 것이냐?”
“제가 마신 술이 아닙니다. 스승이 마신 술인데 저도 덤터기당한 겁니다. 그리고 제 의술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술 마시고 치료하는 그런 몰상식한 짓은 절대로 안 합니다.”
“모욕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대단했다.”
“당연히 대단하지…… 예?”
너무나도 순순히 인정하는 모습에 계화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자 그가 너무나도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오롯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의술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천운이었지.”
언은 천천히 손을 뻗어 계화의 이마를 부드럽게 툭 두드렸다. 그리고 자연스레 번지는 그의 미소가 눈가에 닿자마자 계화는 저도 모르게 숨을 꾹 눌렀다.
아까와는 다르게 숨이 조금 가빠왔다. 뭔가 묘하게 가슴께가 아릿하면서 바짝 조이는 듯,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나 어디 아픈가? 아닌데. 내 맥은 정상 같은데. 아니, 조금 빨리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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