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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8405034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2-01-27
책 소개
목차
백은의 잭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구라타는 머리를 숙이고 방을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다급하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 네에, 라고 마쓰미야가 대답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다쓰미였다. 손에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었다.
“구라타 씨도 여기 계셨습니까. 마침 잘됐네요.”
“무슨 일이야?”
마쓰미야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쓰미는 그에게 몇 걸음 다가갔다.
“홈페이지를 갱신하다 보니 이런 메일이 들어와 있었어요.”
그렇게 말하고 손에 든 종이를 마쓰미야 쪽으로 내밀었다.
마쓰미야는 다시 노안경을 집어 쓰고 종이를 받아들었다. 미간에 주름을 잡고 그곳에 인쇄된 글씨를 훑어보았다. 그 얼굴이 순식간에 바짝 굳어갔다.
그곳에 줄줄이 적힌 문장을 구라타는 새삼 훑어보았다. 장난질이라고 생각하려는 나카가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도저히 멀쩡한 정신으로 썼다고 보기 어려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신게쓰고원 스키장 관계자들에게, 라는 게 제목이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
‘하지만 그런 대규모 환경파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까지 이상기온이라는 천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실로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에 따른 보상금을 청구할 것이다.
3일 이내에 3천만 엔을 준비하라. 현금이 준비되는 대로 곤돌라 산록역 지붕에 길이 1미터 이상의 노란색 깃발을 걸도록 하라. 또한 그 모습을 실시간 CCTV로 확인할 예정이니 카메라와 모니터가 고장 나지 않도록 사전에 점검하라.
위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 일어날 일들을 명기해둔다. 너희가 펄쩍 뛰며 기뻐했던 대로 충분한 적설량의 혜택을 누리는 겔렌데지만 그 밑에는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다. 눈이 내리기 전에 우리가 은밀히 설치해둔 것이다. 우리는 원격조종으로 언제 어디서든 타이머를 작동할 수 있다. 폭발물의 규모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기겠으나 설붕의 대비책으로 패트롤에서 사용하는 쩨쩨한 폭약이 아니라는 점은 단언해둔다. 폭발했을 때, 주변의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어떻게 될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3일이 지나도 답이 없을 경우에는 거래 중지로 판단하고 우리는 타이머를 작동할 것이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일단 작동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멈출 방도를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
경찰에 신고할 경우에도 거래 중지로 간주한다. 또한 폭발물은 압설 차량의 작업 정도로는 폭발하지 않을 구조로 설치했지만 불도저 등을 이용해 함부로 굴착했을 경우에 과연 어떻게 될지는 보증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