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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4160164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12-18
책 소개
목차
1부 난데없는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으로
이사/ 가려진 문장/ 변명, 사형수/ 너는 너를 잃고/ 언제든 어디에고/ 에게서 에게로/ 손 하나가/ 영상/ 혼자 있는 사람은/ 의자는 의자가 없지만
2부 모르는 얼굴을 들고서
사이사이/ 정류장/ 변명, 이웃/ 방문자/ 세 사람이/ 두 밤 사이/ 거짓말 1/ 거짓말 2/ 저쪽에서/ 거기, 없는/ 몇 번의 깜박임
3부 희끗으로 그만 사라지지 않으려고
자줏빛 심장에 대고/ 붉은,/ 어슴푸레/ 희끗,/ 서러우니, 아프니,/ 꽃꿈/ 천사는 어떻게/ 장마/ 빛, 재, 빈/ 노래, 없는
4부 너를 껴안는 어둠의 형질에 대해
검은 숲/ 언제나 그곳에서/ 윤슬/ 불귀/ 곡우라는/ 미처 다물지 못한/ 윤슬/ 문밖/ 밤의 버스는 달리고/ 변명, 식물도감
해설_정동적 공간의 윤슬
조강석(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당신이 들어와 살았어요. 나는 결코 세준 적 없는데, 집안의 스멀거리는 어둠쯤에서 당신은 사는 모양이어서, 밝은 쪽에서는 결코 당신을 볼 수 없었지요. 어둠에서 어둠으로 어둠을 타고 재빠르게 건너가는 기술을 당신은 보유한 게 틀림없어요.
_「이사」 부분
아무도 떠날 수 없었지 아무도
헤어질 수 없었지 너로 된 울타리 안에서
집은 낡아가고 헛간의 삐걱거림은 멈출 줄
모르고 나뭇가지들은 흉흉해지고 밤이 이윽고
오고 있었지 그날 모든 것이 시작되었지 시작
되는 모든 것들 속에 너의 일그러진 표정을
발라놓고 펼쳐질 모든 시간 생겨날 모든 풍경
을 향해 말했어 나는 없었어 오로지 그 말만
오로지 또렷하게 이정표처럼 너를 박아 세워두고
_「언제든 어디에고」 부분
네 말은 누구에게도 가닿지 않고
나는 끝끝내 말해지지 않는다
자리를 잡지 못한 네 말들로 이곳은 범람한다
기어이 나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에게서 또다른 너에게로
나는 다시 옮아갈 채비를 서두른다
_「에게서 에게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