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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4235954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6-08-30
책 소개
목차
컴퓨터 시어머니
날개 꺾인 금붕어
매리지 서바이버
사요나키가 날아오른 날
오늘 밤 우주선이 보이는 언덕에서
사랑을 말하기보다 이와 같이 집행하자
참고 인용
리뷰
책속에서

삐삐, 등 뒤에서 경고음이 울린 동시에
《냉장고 문을 열어놓으면 어쩌니.》
텔레비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힘껏 냉장고 문을 닫았다. 쾅,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숨을 죽이고 텔레비전 화면을 보았다.
한껏 뜸을 들인 뒤, 시어머니는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문은 살짝 닫아야지. 냉장고 고장의 원인이란다. 그리고 겐토가 보고 배우면 어쩌니.》
메시지를 읽는 여자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집에는 초고감도 진동 센서도 달려 있다. 자택이 지진 피해를 입었을 때, 인터넷을 경유해 외부에 있는 가족에게 소식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원래는 그런 용도로 개발되어 설치되었다.
며느리가 냉장고 문을 여닫는 걸 멀리서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어머니는 간사이의 요양원에 있다.
동시에 이 집에도 ‘있다’.
인터넷 디바이스와 어플리케이션을 구사해, 집과 가전에 달린 다양한 센서로 이 집을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뭔가 발견할 때마다 나에게 잔소리를 한다. 이 집이 완성되어 입주한 뒤로, 지금까지 계속.
소리 없이 부엌 불이 켜졌다. _ <컴퓨터 시어머니> 중에서
“말 그대로 계획은 했어요. 제가 젊었을 때는 ‘자녀 계획’이라고 불렀죠. 하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았어요. 약물로 아이의 몸을 변화시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거든요. 저도, 남편도요.”
“……그렇다면.”
“코큐니아를 복용하지 않겠다. 저희는 그렇게 정하고 아이를 가진 겁니다.”
그녀의 까만 동공이 확대된 것 같았다. 그 말뜻을 이해할 수록 가슴이 심하게 아렸다. 그리고 분노가 싹트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런 짓을…….”
입에서 멋대로 말이 흘러나왔다. 책상에 놓아둔 손을 꼭 말아쥐고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의 마키나를 향해 물었다.
“본인이 무슨 짓을 하셨는지 아십니까?”
“네.”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까지 코큐니아 복용이 지배적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딱히 이상한 건…….”
“웃기지 마!”
나는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당신들이 저지른 짓은 학대야! 거기다 학대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군! 부… 부모로서 부끄럽지도 않아!”
마키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해지더니, 매섭게 나를 노려보았다.
“특정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게 죄인가요?”
“법적인 얘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
나는 이를 갈며 벌떡 일어났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제정신이 아니다. 역시 무계획 출생아의 부모는 정상적인 인간이 없다. 특히 눈앞에 있는 여자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랄 권리를 자기들 사정으로, 의도적으로 빼앗다니.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나는 마키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알아요. 그래서 쿠라하는 자기가 원하는 길로 갔으면 해요.”
“그걸 당신들이 어렵게 한 거 아닙니까. 첫 걸음, 출발선부터.”
나는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도중부터 쿠라하의 얼굴이 떠올라서 울컥했다.
이런 쓰레기 부모 밑에서 태어나, 그래도 부모를 사랑해 음악까지 바친 가련한 아이를. _<날개가 꺾인 금붕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