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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미쓰 리이치 (지은이), 인현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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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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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상하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43033802
· 쪽수 : 358쪽
· 출판일 : 2026-10-20

책 소개

1920년대 근대와 제국주의의 혼돈이 집약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요코미쓰 리이치의 첫 장편 소설 《상하이》를 소개한다. 1925년 반제국주의 ‘5·30 운동’을 모티프로 삼아, 제국주의 자본과 마르크스주의 등 이념이 격돌하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렸다.

목차

서문
초판 서문
상하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저자소개

요코미쓰 리이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98년 3월 17일, 후쿠시마(福島)현 기타아이즈(北会津)군 도야마(東山) 온천에서 태어났다. 1927년 《문장세계》에 〈신마(神馬)〉를 투고한 것을 시작으로 〈활화산〉, 〈불〉 등을 발표했는데, 초기 작품에는 의외로 사소설적인 소재가 많았다. 1919년에는 사토 이치에이(佐藤一英)의 소개로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의 창설자로 유명한 기쿠치 간(菊池寛)을 만나게 되고, 이듬해에는 기쿠치로부터 평생의 친구가 될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를 소개받는다. 기쿠치는 1923년 편집 동인을 조직해 월간지 《문예춘추》를 창간했는데, 요코미쓰는 이 창간호에 〈시대는 방탕하다〉라는 에세이를 발표하고, 가와바타 야스나리, 곤 도코(今東光) 등과 함께 동인으로 참가했다. 이후 〈파리〉, 〈태양〉, 〈마르크스의 심판〉, 〈옥체〉 등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신진 작가로서 빛을 발했다. 1924년 10월 요코미쓰는 가와카타 야스나리, 곤 도코, 나카가와 요이치(中川与一), 가타오카 뎃페이(片岡鉄兵) 등과 동인잡지 《문예시대》를 창간한다. 《문예시대》는 이들 신인들의 활동에 가장 먼저 주목했던 지바 가메오(千葉亀雄)에 의해 ‘신감각파’로 명명되었다. 《문예시대》 창간호에 실은 〈머리, 그리고 배〉를 시작으로 신감각파 문학 운동의 대표 작가로 활약하게 된 요코미쓰는 1925년 2월 〈감각 활동〉(후에 〈신감각론〉으로 개제)를 발표해 신감각에 대한 개념과 소신을 밝혔다. 같은 해 7월에는 마르크스주의의 변증법적 유물론을 연상시키는 〈조용한 나열〉, 두 달 후에는 〈객체에 대한 과학의 침식〉을 발표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는 동시에 과학과 문학을 연결하는 시도를 꾀했다. 또한 조선의 경성에서 뇌일혈로 죽은 아버지를 소재로 쓴 〈파란 돌멩이를 줍고 나서〉(1925. 3)나, 〈봄은 마차를 타고〉(1926. 8), 〈화원의 사상〉(1927. 2)과 같이 아내인 고지마 기미(小島キミ)의 죽음을 둘러싼 사소설적 작품도 선보였다. 요코미쓰는 1928년이 되면서 〈눈에 보인 이〉, 〈신감각파와 코뮤니즘 문학〉 등을 통해 유물론적 문학론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대한 대항 의식을 표면화하기 시작한다. 같은 해 4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한 달간 머물렀던 체험을 바탕으로 첫 장편 소설인 《상하이》의 연재에 들어간다. 그러나 연재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1930년, 심리와 감각의 얽힘이 두드러진 〈새〉와 〈기계〉를 발표함으로써 신심리주의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 후 요코미쓰는 에세이집인 《글쓰기 책》, 심리 묘사가 뛰어난 소설인 《침원》, ‘일본 정신’에 대해 다룬 《문장》을 집필했다. 1935년에는 통속 소설에서 감상 소설을 배제하고 우연성을 중시해 순문학과 결합시킨 형태의 ‘순수 소설’만이 문예 부흥의 돌파구라고 주장한 〈순수 소설론〉을 발표했다. 요코미쓰는 1936년, 《도쿄 일일 신문》과 《오사카 매일 신문》의 특파원으로 유럽을 여행했는데, 이 경험을 토대로 《여수(旅愁)》의 신문 연재를 시작한다. 1945년 야마가타(山形)현 소개지에서 패전을 맞이했는데, 그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전시하의 답답한 심경을 그린 《밤의 구두》와 《우아한 노래》를 출판한다. 그러나 서양 사상과 일본의 고신도(古神道), 그리고 과학과 일본 사상을 담은 《여수》를 미완으로 남긴 채, 1947년 12월 30일 단편 〈남포동〉을 집필하던 중 위궤양과 복막염으로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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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를 거쳐, 경희대학교 동양어문학과에서 〈요코미쓰 리이치(横光利一)의 유물론적 인식에 대한 고찰−《상하이》를 중심으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東京) 오테마치(大手町)에 있는 (주)대한재보험 도쿄 사무소에서 통·번역 비서로 근무했으며, 영진전문대학과 영남이공대학, 한국IT교육원, 평생교육원 등에서 전임 강사로 일했다. 번역서로는 《구니키다 돗포 단편집》, 《요코미쓰 리이치 단편집》, 《바다에서 사는 사람들》, 《장마 전후》, 《가이코 다케시 단편집》, 《오카모토 가노코 중단편집》, 《냉소》, 《호조 다미오 단편집》 등이 있고, 저서로는 《시나공 JLPT 일본어능력시험 N1 문자어휘》, 《비즈니스 일본어회화 & 이메일 핵심패턴 233》, 《비즈니스 일본어회화 & 이메일 표현사전》, 《일본어회화 표현사전》이 있다. 현재 저술과 번역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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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장에서 나온 인력거 떼가 꽃과 채소를 가득 싣고 흘러들었다. 순식간에 장미와 배추가 냄새를 풍기며 산키와 고야 주변에서 요동쳤다. 건물의 그늘을 빠져나올 때마다 꽃과 채소는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싱그럽게 빛났다. 산키는 생각했다. 흡사 장례식 같은 꽃의 흐름은 교코의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이 아닐까? 그러자 그는 남의 행복을 시샘하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만약 자신이 교코의 남편처럼 행복했다면, 자신처럼 불행한 누군가가 틀림없이 자신이 죽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도도히 흘러가는 장쾌한 삶의 강이었다. 어디에 슬픔이 있는가? 어디에 행복이 있는가? 묘지에 간들 슬프기 그지없는 말이 끝도 없이 멋지게 적혀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곧 이것은 자신의 낯짝을 갈기는 아침 햇살 때문에 떠오른 감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니 엉겁결에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산키는 음식이 나올 때까지 난간에 기대어 호박씨를 씹었다. 그는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직 막막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으로 돌아가자니 더더욱 한심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이곳 중국 식민지로 모여든 사람은 본국으로 돌아가면 도무지 살길이 막막했다. 그러다 보니 본국에서 살아갈 방도가 없는 각국 사람들은 여기로 모여들었고, 서로 의지하면서 완전히 눌러앉았다. 그리고 끝끝내 개성을 잃은 기괴한 떼거리가 되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독립 국가를 만들었다. 더구나 각 인종은 죽음과 맞닿은 고독에 젖어 살면서 남아도는 화폐를 빨아들이는 본국의 빨판이 되어 살아가야 했다. 자연히 여기서는 인간의 육체가 아무리 무위도식한다 해도 마냥 멍하니 있는 것마저 그 육체가 공간을 차지한 이상, 러시아인을 빼고는 애국심을 드러내며 활동하는 셈이다. 산키는 그런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실상 그가 일본에 있었다면 일본 음식을 그만큼 축낼 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상하이에 있는 한, 그의 육체가 차지한 공간은 변함없이 일본의 영토가 되어 흘렀다.
‘내 몸은 영토다. 내 몸도 오스기의 몸도.’


곡선으로 이어진 손잡이들 사이로 꼼짝하지 않는 남자 직공들이 한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거센 파도처럼 솟아오르는 솜뭉치들이 기계를 물어뜯으며 요동쳤다. 산키는 소용돌이치는 목화솜 속에 파묻힐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었다. 생산을 위한 공업인가, 소비를 위한 공업인가? 그렇게 산키의 사상은 그 두 가지가 회전하는 동력 사이에서 기진맥진한 모기처럼 몸부림쳤다. 그는 중국인 직공들을 동정했다. 하지만 동정심 때문에 중국에 매장된 자원을 캐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산의 진보를 꾀할 수 있을까? 어디에서 소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자본은 진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매장된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자본의 증대를 혐오해 숨통을 끊어 놓고 싶어 한다면 반항하라, 반항을.
산키는 권총 손잡이를 쥐고 직공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모국이 중국인 직공을 쓰지 않는다면, 필경 영국과 미국이 일본 대신 나서리라. 만일 영국과 미국이 중국인 직공을 쓴다면, 머잖아 일본은 영국과 미국 밑에서 일하게 될 테지. 그렇게 되면 동양은 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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