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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9587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7-12-29
책 소개
목차
2. 지지부진
3. 마음은
4. 사과라는 이름의 용기
5. 보랏빛 수국
6. 갈대라더니
7. 이건 썸인가?
8. 오직 너에게만(1)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니까, 내가 왜 너랑 결혼해야 하는지 이유라도 좀 대 볼래?’
동그란 은테 안경이 형광등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악우도 친구라고 좋게 좋게 맞아 주려고 했는데, 첫마디부터 충격적이었다.
인천지검 형사 제2부 검사 유제이. 그 검은 명패가 반짝이는 사무실 책상 반대편에서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건지 귓가에 피어싱을 줄줄이 매단 사내가 빙긋이 웃었다.
‘그야, 내가 잘생겨서?’
‘돌았나. 이 미친 새끼가.’
속으로 중얼거린다는 게 입 밖으로 튀어 나가고 말았다. 점심시간이라 다른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에게 욕설을 듣는 것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닌지라 민기는 놀란 표정조차 짓지 않았다. 칼같이 턱 선으로 잘라 낸 머리칼을 대충 뒤로 넘기고 제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랜만에 만나서 미친 짓거리 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하는 거지?’
‘알지. 우리 검사님.’
옛 친구의 앙칼진 대응에도 그는 미동도 없이 웃었다. 이 정도 반발도 예상하지 못한다면 유제이와의 10여 년 세월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콩밥 먹고 싶냐?’
‘요즘에도 감옥에 콩밥 나와?’
기어이 매를 벌고 만다. 아직도 자신이 열아홉인 줄 아는 철딱서니에게 제이는 파일 철을 들어 그의 어깨를 후려쳤다. 정신 좀 차리라는 사랑의 매였다.
‘아파, 아파!’
‘아프라고 때리지, 그럼 즐거우라고 때리니?’
‘맞는 사람 즐겁게 때려 주면 안 되나?’
‘이러나저러나 매를 버는구나, 넌 진짜.’
너덜너덜해진 노란 파일 철을 내려놓자마자 그 주둥이는 쉬지 않고 움직였다. 요망하기 그지없는 말 놀림에 제이가 뒷목을 잡기 직전에 귀 연골에 피어싱 두 개를 뚫은 사내. 민기가 빙긋 웃었다.
‘꽤나 괜찮은 거래 아닌가요. 유제이 검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