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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9815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8-02-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Chapter 1 38
Chapter 2 63
Chapter 3 91
Chapter 4 120
Chapter 5 152
Chapter 6 187
Chapter 7 217
Chapter 8 256
Chapter 9 286
Chapter 10 323
Chapter 11 348
Chapter 12 372
에필로그 410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 눈일 필요 없는데.”
“뭐?”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느냐고.”
“내가 뭘 어떻게 널 보는데?”
“나 무서워?”
“…….”
어쩌면 경계가 그녀의 눈에 가득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상식적으로 무서울 일이지 않겠는가. 처음 편의점에서 만난 날 이후로 잠시 뜸했다가, 또 언제부터인가 하루도 빠짐없이 앞에 나타났으니. 자신이 어디에 있건, 뭘 하건.
“나 그렇게 못 미더운 사람 아닌데.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말라고.”
“스토커를 믿으라고? 스토커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차라리 나에게 살인범이 순한 양이라고 해라. 납치범을 친구라고 해.”
“알았어. 뭐, 당신 말이 틀린 건 아니야.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그러니까 당신이 날 못 미더워하고 오히려 무서워할 수밖에 없는 건, 이해해. 하지만 좋아한다는 말 믿어는 줄 거지?”
“…….”
수인은 찬찬히 인하를 보았다. 잘생긴 이목구비, 특히 눈빛이 선했다. 나이가 어려서인지 해맑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못 믿을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녀의 입장에서는 더 이 녀석과 거리를 둬야 했다.
‘강태형의 후계자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어쩐지 서운해졌다.
“응? 내가 당신 좋아한다고,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 그건 믿어 줄 거지?”
이어지는 인하의 말에 심장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살기 참 막막해서 한 번도 그 방면으로 뛰어 본 적이 없던 심장이 처음으로.
‘얘가 진짜 왜 이래? 난 또 왜 이러고.’
두 눈이 축 처져서 맥이 완전히 빠진 표정으로 보는데 자꾸만 마음이 약해졌다. 거구에다 물리적인 힘이 강한 남자인 것도 모자라 여태 스토킹을 했는데도 말이다.
“그것도 못 믿겠어?”
심지어 어깨까지 늘어뜨렸다.
“…….”
‘그나저나 이번에는 또 무슨 쇼를 하려고.’
무슨 쇼를 하든 입에 거품을 무는 것보다는 쇼킹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런 거야? 정말 못 믿는 거야? 아님 안 믿는 거야?”
“…….”
“알았어. 잘 지내.”
끝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자 인하가 말없이 몸을 돌려서 갔다.
‘뭐야, 저 녀석 또 무슨 꿍꿍이인 거야?’
뒤에 남겨진 수인은 잠시 황망했다. 하지만 이내 마감이 머지않았다는 방송을 시작하는 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흔들고는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근데 괜찮을까?’
신선 할인 코너에서 그나마도 가장 쓸 만한 재료를 고르던 그녀의 손이 아주 잠깐 멈추었다. 그러고는 의도치 않았음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얼굴을 떠올렸다. 그 커다란 덩치에도 눈이 축 처지자 왜 그렇게 불쌍하게 눈을 일렁이는 고양이처럼 보이던지.
‘아, 고양이는 무슨. 호랑이면 몰라도. 내가 왜 이런 황당한 생각을!’
수인은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흔들고는 빠르게 장을 보았다.
‘진짜, 상처받았나 봐.’
인하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하긴 스토커라고 했으니 누구든 상처를 받지 않았겠어?’
보이지 않으니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아무튼 안 보이니 마음은 편하다만.’
하루 이틀.
‘아니 마음이 불편해, 불편하다고, 아주 많이, 이상하게.’
그리고 한 달 두 달.
‘아 놔, 왜 이렇게 신경 쓰여? 별 미친놈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