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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55311189
· 쪽수 : 399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전환의 시대, 노동운동의 전환 _노중기
1부 전환의 시대
1장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재편 ― 공장과 임금 노동에서 플랫폼과 독립 노동으로? _박장현
2장 ‘정의로운 전환’과 녹색 일자리 ― 기후변화와 산업 재편에 관한 네 가지 물음 _김현우
3장 인구와 뉴 노멀 ― 저성장 고령화 시대와 노동운동의 전환 _한지원
4장 장기 불황의 정치경제학 ― 2000년대 이후 자본주의 대불황과 정책 대응 _남종석
5장 격동하는 동아시아, 어디로 가는가 ― 문재인 정부 외교 정책과 통일 정책 비판 _김태훈
6장 다중 격차 사회와 연대의 공동체 사이에서 ― 경제적 불평등의 전망과 과제 _조효래
2부 노동운동의 전환
1장 21세기에도 노조는 사회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 노동조합 무용론 비판 _한지원
2장 귀족 노조 이데올로기 ― 경제 위기 시기 민주노조운동의 현황과 과제 _노중기
3장 혁신의 모델들 ― 위기의 노동운동,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새로워질 것인가 _나상윤
4장 젠더적 전환 ― 노동운동은 젠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_신경아
5장 진보 정당, 여전히 중요하다 ― ‘통합’을 넘어 ‘탈자본주의 지향’을 향한 전환 _장석준
6장 좌담 ― 노동운동의 미래와 전략 _김호규 노중기 박장현 장석준 진기영 한지원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은 5차 토벌군을 맞이한 징강 산의 홍군을 닮은 상황에 있다. 그리고 운동을 지휘하고 있는 활동가 집단은 오토 브라운과 소련 유학파 지도부를 닮아 있다. ‘민주노총 100만 시대’라는 겉모습에 고무되어 전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20세기 공장 시대 노동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은, 더 늦기 전에, 한국 노동조합운동이 장정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안락한 현재의 거점, 달콤한 현재의 기득권에 대한 미련을 얼른 버려야 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특히 일자리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장정에 동참하기를 망설일 것이다. 장궈타오의 4방면군이 그랬다.
저성장 고령화의 다른 표현은 바로 경제적 불평등의 확대다. 자본에 견줘 노동의 소득이 감소하고, 또한 노동자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진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노조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회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할 노조의 능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조가 연대 임금과 연대 고용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는 불신을 표현한다. 그런데 연대 임금과 연대 고용은 단지 하나의 정책이 아니다. 노조의 생존 전략이다. 이 목표를 추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노조가 시장 제도나 계급적 조직이 아니라 좁은 의미의 이해관계자 조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이런 노조는 생존도 보장받지 못한다.
시장의 불평등은 국가의 재분배 정책을 통해서만 교정되며, 적극적인 재분배 정책은 정치적 압력과 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사회적 불평등을 교정하려면 국가의 사회 정책과 경제 정책, 계급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민의 정치적 무관심은 사회적 불평등이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이다. 사회가 개인 삶의 불안과 불안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공동체에 대한 개인들의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불평등은 오직 민주적 정치와 사회운동을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불평등 문제는 우리 사회가 연대적 공동체로 지속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