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한국철학 > 실학
· ISBN : 9791155501092
· 쪽수 : 896쪽
· 출판일 : 2015-05-20
책 소개
목차
· 간행사 - 실학번역총서를 펴내며
· 서언
· 해제
· 일러두기
· 사부(辭賦)
· 시(詩)
· 서(書)
· 서(序)
· 기(記)
· 설(說)
· 제발(題跋)
· 논변(論辨)
· 문대(問對)
· 잡저(雜著)
· 전(傳)
· 제문(祭文)
· 의(擬)
· 남정록(南征錄)
· 원문부
· 부록
· 백운 심대윤 선생 연보
· 찾아보기
책속에서
무릇 문장이란 다른 것이 아니요, 곧 말입니다. 말을 잘하는 자의 말은 아끼면서도 미진함이 없고, 간략하면서도 분명하며, 뜻은 깊고 조리는 명쾌하고, 말이 화려하면서 기운은 안정되어 있으며, 술술 이어져서 연줄기의 실이 뻗어 나오는 것 같고, 줄줄 흘러나와 병의 물이 쏟아지는 듯하고, 힘차게 뻗쳐 나가되 주지(主旨)를 잃지 않아 뭇 별이 북두성을 받들어 모시는 것 같고, 기복과 변화를 만 가지로 부리더라도 정법(正法)을 어기지 않는 것이 사계절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천연(天然)으로 모여들어 천착(穿鑿)한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자태는 한가롭고 태평하되 음절은 크고 시원하며, 웃음과 익살과 가곡과 속요(俗謠)를 뒤섞더라도 듣는 자들이 신기하여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여깁니다. 그 다음 등급의 것도 능히 정회를 다 말하고 경물을 잘 그리되, 요컨대 껄끄럽고 진부하고 어긋나고 자질구레하고 너저분한 병폐가 없으니, 이 또한 말을 잘하는 자라 하겠지요. 글을 잘하고 잘 못하는 것 역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서(書), 「문장을 논해 원휘(元暉)에게 주는 편지」’ 중에서 ■
대체로 시대를 등지고 공을 세우며 대중을 해치고 이름을 온전히 한 자는 없습니다. 시대를 등지고서 공을 세우는 것은 얼음 위에 벼를 심는 격이요, 대중을 해치고 이름을 온전히 하는 것은 가죽을 벗기면서 털을 남기려는 격입니다.
|‘서(書), 「대덕(大德) 상공께 올리는 서한」’ 중에서 ■
“군자는 궁하면 비천한 일을 행할 수 있거니와 의롭지 않은 일을 행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는 재물이 없으니 장사를 할 수도 없고, 토지가 없으니 농사를 지을 수도 없다. 목반을 만드는 것은 천한 일이긴 하지만 실내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남에게 관여되는 바 없으며, 농사일이나 장사치처럼 뙤약볕에서 땀을 흘리거나 장터에서 분주히 이익을 노리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낫지 않느냐?”
“사물의 귀천은 일정하지 않아 때에 따라 귀할 때는 귀하게 되고 천할 때는 천하게 되는 법이다. 선비[士]는 옛날엔 귀한 존재였는데 지금에는 천하게 되었으니, 장인도 지금엔 천하게 여겨지지만 후세에 귀하게 되지 않을 줄 어찌 알겠는가? 선비와 장인은 모두 지금 천하게 여겨지는데,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겸하고 있다. 사물은 천함이 극에 다다르면 도리어 귀하게 되는 법이라, 어찌 애달파하리오?”
|‘기(記), 「치목반기(治」木盤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