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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교문학론
· ISBN : 9791155506011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3-10-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책머리에
제1장 문학, 정의로 가는 문
|제1절|시적 정의: 법과 문학
|제2절|동아시아 법문화와 시적 정의
제2장 유교와 정의
|제1절|법률의 기원
|제2절|재판관과 사법제도의 사다리
|제3절|법정으로서의 관아
명청 시대 중국의 법정, 아문ㆍ재판, 권력의 스펙터클
|제4절|중국 소송사회
제3장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탄생
|제1절|법서, 법과 문학의 경계
|제2절|중국 법문화와 공안소설
공안소설은 범죄소설인가ㆍ공안, 문학으로서의 법 읽기
|제3절|조선 후기 법문화와 송사소설의 탄생
조선 시대 법서의 보급ㆍ소송사회와 송사소설ㆍ『포공안』과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계보학
|제4절|권력과 이미지: 공안소설과 삽화
삽화가 있는 소설 읽기ㆍ권력의 응시
제4장 동아시아의 시적 정의: 명판관의 탄생
|제1절|『포공안』 가깝게 읽기
첫 번째 단락: 범죄 이야기ㆍ두 번째 단락: 수사 이야기ㆍ범죄와 판타지ㆍ성범죄와 열녀
|제2절|“내가 곧 법이다”: 포공과 시적 정의
제5장 문학으로서의 법: 법 이야기
|제1절|팥배나무 아래의 재판관: 『당음비사』의 법 이야기
도덕적 알레고리로서의 법ㆍ솔로몬의 재판ㆍ정리와 법, 유교적 정의를 찾아서
|제2절|『흠흠신서』와 법 이야기
『흠흠신서』의 구성과 중국 판례ㆍ법적 진실의 재구성: 중국 판례와 법 이야기
|제3절|법정으로서의 관아
「와사옥안」의 문학사적 의미ㆍ「와사옥안」과 문학으로서의 법 읽기
맺음말
부록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문학자라면 더더욱 상아탑 혹은 텍스트에 갇힌 ‘전문가 바보’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인문학이 인간과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한, 문학이 법학도에게 ‘시적 정의’를 갈망하고 법적 개혁을 향한 열망을 자극하는 한, 인문학자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법의 영역에 개입하고 법의 권위에 도전함으로써 그 공고한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용기이다. 결국 인문학과 법학은 동일한 기원으로부터 출발했고 동일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상기할 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회의주의나 권위주의로 일관하기보다는 그 접점을 찾으려는 양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 ‘제1장 문학, 정의로 가는 문’ 중에서
소송사회와 전제권력의 관계, 권리의식과 유교적 법문화의 관계는 물론 신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 소송사회라든가 민법이라든가 권리라는 개념들이 모두 서구중심주의적 법관념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명청 시대 중국 사회에서 발견되는 몇 가지 고립된 유사 사례들만을 가지고 소송사회라든가 권리의식의 유무를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 법률을 강압적인 통치 수단으로만 보는 것 또한 분명히 지양해야 할 관점이다. 형법 중심의 사법제도 아래에서도 명청 시대 소송이 빈번했던 것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판관의 위협도, 아역의 횡포도, 엄청난 소송비용도 서민의 소송을 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은 아니었다. 앞에서 황육홍의 관잠서나 이어의 소설을 통해서 법정에 들어선 서민의 고난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들은 법정에 가기 위해 그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제도적으로 누구나 소송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는 것이다.
― ‘제2장 유교와 정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