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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나만 그랬던 게 아냐](/img_thumb2/979115564226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5642269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04-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이 순간을 즐길 작은 여유
Chapter 1.
바다 건너의 일상
• 이 화분은 당분간 팔지 않아요
• 맛있는 빵집을 찾는 법
• 기분이 좋아
• 낡고 오래된 것들의 이야기
• 노란 벽돌집 옆 작은 동네 책방
• 아무도 우릴 발견 못 해!
• 작업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 사랑한 뒤에
• 적어도 나에겐 인생 최고의 축제였다
• 벽에 걸려 있는 우쿨렐레
• 일상 어디에든 예술은 있다
• 행복할 때 유독 티가 나는 (가짜 친구)
• 없으면 이내 보고 싶은
• 안달하지 않아도 어른이 돼
Chapter 2.
그래도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
• 수영 후에 먹는 라면이란
• 그곳에 남아 있던 건
• 옥수탕 이야기
• 우린 아무한테나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요
• 스페인에서 먹은 왕새우 구이
• 어니언 수프보단 마제 소바
• 난쟁이가 살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 만원으로 떠난 프랑스 남부 여행
• 딱 열 살 어린 내 친구 아미
• 아이리쉬 비프스테이크와 굴,
그리고 바지락 찜의 조합
• 의무적으로 하는 여행은
• 오로라는 그렇게 사라졌다
Chapter 3.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하여
• 언제 마음이 따듯해지나요?
• 할머니와 탕수육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하철 자리
• 냉장고 첫째 칸 소중한 달걀
• 달그락달그락
• 하늘 목장 계란 올린 함박스테이크
•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 축구와 소시지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
• 아프리카풍 칵테일바에서의 첫 알바
•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정원
• 옛날 분식집 충무김밥 하나
• 그 시간, 그 장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은 때때로 달콤한 맛을 찾는다.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여기저기 상처 난 마음에 작은 위로가 필요할 때, 그리고 마치 이 넓은 세상에 나 혼자인 것같이 외롭고 슬플 때.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는 건 그만큼 그리워할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문득 어떤 음식을 먹다가 잊고 있던 과거의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갈 때가 있다.
음식이란 매개체로 갑작스럽게 떠오른 그 기억이 참으로 반갑다.
그립고 보고 싶지만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을 달콤한 케이크 한 입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건 참 근사한 일이다.
나이들수록 유독 달짝지근한 맛을 찾는 건 지나간 달콤한 시간을 기억하고 싶은 건 아닐까.
- 「Chapter 1. 바다 건너의 일상 - 맛있는 빵집을 찾는 법」 중에서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종종 장을 보러 가는 마트의 행사 매대에서 번쩍이는 네온색 텐트를 10유로에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몇 번 쓰지도 못할 싸구려임이 분명했지만 한참 그 앞을 서성이다 결국 사고 말았다. 그런데 난 아직 한 번도 텐트를 쳐본 적이 없는 캠핑 문외한이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거실 구석에 대충 물건을 치운 다음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벌써 이십 년도 넘게 훌쩍 지났지만 다시금 나에게 (조금 부담스러운 색의) 아늑한 비밀 공간이 생긴 것이다! 얼마 후 아슬아슬하게 텐트를 고정하고 있던 폴대가 결국 부러지는 바람에 버리고 말았지만.
마냥 신나고 즐겁기만 했던 어린아이였을 때 그러했듯 다 큰 어른이 돼버린 지금도 우린 계속해서 자기만의 동굴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몸집이 한참이나 작았던 그때는 옷장 속이나 책상 아래, 컴컴한 창고 구석 같은 좁은 곳에 숨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엔 내 마음 하나 편안히 놓을 적당한 장소를 찾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가끔 그리 쾌적하다고 할 순 없지만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거나 카페 구석자리에 홀로 커피 한 잔을 두고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 「Chapter 1. 바다 건너의 일상 ? 아무도 우릴 발견 못 해!」 중에서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무게의 정도는 다르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선택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아무리 머리를 붙잡고 고민해본들 어차피 완벽한 선택이란 애초에 없다. 그렇게 혼자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앉아 있을 시간에 뭔가 작은 것 하나라도 일단 저질러보는 게,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는 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가장 쉽고 빠른 길이었다. 막상 하고 보면 두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것이 실제로 그 정도까지 힘든 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지금도 만약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밤마다 침대에 누워 어떻게 할지 고민만 계속하고 있다면, 일단 정말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지금 당장!
- 「Chapter 1. 바다 건너의 일상 - 안달하지 않아도 어른이 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