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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잘할 거예요, 어디서든](/img_thumb2/979115564311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55643112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3-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Chapter 1.
직장생활 5년, 그리고 한국 아디오스!
• 나는 회사를 퇴사하였다
• 같은 길로만 달렸던 우리들
• 그건 내 인생 첫 면접이었다
• 마케터가 하필 발표 울렁증
•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 난 조금 솔직하지 못했다
• 야근, 소주 그리고 숙취, 이 끊이지 않는 악순환
• 생애 최악의 불면증
• 나도 몰랐던 나란 사람
• 인생 한번쯤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
• 저 일 권태기인 것 같아요
• 퇴사 송별회, 그리고 마음의 확신
Chapter 2.
여행의 낭만이 일상이 되다
• 피터팬이 되고 싶었던 아이
• 바르셀로나에서 살아남기
• 스페인에선 매일이 불금
• 유럽에서 처음 찾은 한국레스토랑
• 울퉁불퉁 못난이 파전
• 가우디가 나에게
• 내가 가장 사랑한 스페인 타파스바
• 집으로 가는 최단기 코스
• 여행의 낭만이 일상이 된다는 건
Chapter 3.
그저 흘러가는 대로
• 베를린의 소소한 행복
• 아직은 살 만한 세상
• 예술가의 도시, 베를린
• 독일 사우나에서
• 엄마의 감자볶음
• 감기 증상
• 그냥 그게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 당신의 양심에 맡깁니다
• 브로이하우스의 웨이트리스
• 어쨌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하다
• 그녀들의 파리 여행
• 난 후회하는 걸까
Chapter 4.
점 하나가 길이 되고 꿈을 만들다
• 10년 만에 돌아온 대학 캠퍼스
•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
• 내향적인 여자의 속사정
• 독일 헬스장에서
• 수업을 듣는 학생의 세 가지 유형
• 그때 그 선배의 느릿한 존댓말
• 딴짓을 하면 좋은 점
• 빨래를 널다가 문득
• 관계가 언제나 한결같을 순 없다
• 어쩌다 보니 졸업식
•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 긴 머리에 하늘거리는 코트를 입고 있던 엄마
Chapter 5.
난 또다시 흔들렸다
• 그래, ‘거기까지’라고
• 화상 인터뷰 면접
• 인터내셔널회사에서 일한다는 건
• 다, 당케 쉔!
• ‘예민하다’와 ‘세심하다’의 그 한 끗 차
• 독일에서 회식하기
• 멀고도 가까운 관계, 김치
• 나만의 점심시간
• 나는 내 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문어 해물 라면과 문어 파스타
• 그래도 독일에서 살 만한 이유
• 영원한 이방인으로 산다는 건
Chapter 6.
낭비한 인생이란 없다
•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
• 음악이 들리고 풍경이 보이다
• 잠이 안 오는 밤이면
• ‘짠하다’라는 감정의 복합적인 의미
• 내 인생 속도는
•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 5월 11일 목요일, 날씨 맑음
• 지금 마음이 불안하다면
• 괜찮아, 다 괜찮아
• 반짝반짝 빛나지 않아도 괜찮은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에겐 회사를 그만두기 위한 합당한 이유와 변명이 절실했고 그렇게 쥐어짜듯 만든 핑계와 거창한 계획들로 ‘퇴사’란 단어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였다.
하지만 솔직히 회사를 관두고 떠난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 바로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지나면 고민할 용기조차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살면서 한 번쯤 아무 이유도 없이 뭔가를 그냥 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는 그때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물론 참 무모하고 생각 없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난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때 차마 떠나지 못하고 회사에 남았다면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난 후에 ‘내가 만약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그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며 후회했을지도 모르니깐.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한번 저질러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 「Chapter 1. 직장생활 5년, 그리고 한국 아디오스! - 나는 회사를 퇴사하였다」 중에서
사실 나에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영국이 아닌 바로 바르셀로나였다. 런던에서 이틀을 머문 뒤 친구와 나는 미리 끊어 놓은 저가항공을 타고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어차피 여행이란 한곳에 일정 시간 동안 머물다가 떠나는 ‘이방인’의 입장에서 현지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돌아갈 때와 장소가 있기에 더욱 설렘을 주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 바르셀로나에서는 여행객으로서의 시선이 아니라 원래 여기에 살고 있던 것처럼 한번쯤 지내보고 싶었다. 영국에서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던 친구와는 달리 당시 나는 한창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신제품 출시로 인한 부서에서의 압박과 부담감에 폭발 직전이었다.
나에게 이번 여행의 테마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였다.
여행을 가기 전 일부러 서점에 들러서 샀던 여행 책은 가방 안에 고이 넣어둔 채 우린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순간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꾸깃꾸깃 접은 지도 한 장과 약간의 돈만 주머니에 넣고 마치 집에 있다가 잠시 편의점으로 바람 쐬러 나온 사람처럼 그렇게 우리는 바르셀로나를 거닐었다.
숙소에서 나와 한 10분 정도 걸었을 때 안토니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Chapter 1. 직장생활 5년, 그리고 한국 아디오스! - 인생 한번쯤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 중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회사원으로서 일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나는 바르셀로나에 오자마자 매일 밤 어학원의 풋풋한 어린 친구들과 어울리며 정신없이 첫 서너 달을 보냈다. 밤늦게 돌아와 혼자 방문을 열고 불을 켤 때나 이제 막 친해진 친구가 방학이 끝나고 하나둘씩 돌아갈 때면 왠지 모를 허탈감과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오고는 했지만 그럴 때마다 지금 나는 누구나 부러워할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에게 몇 번씩 되뇌었다.
그렇게 여행 중 느꼈던 설렘, 두근거림은 어느 순간 소소한 하루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조깅하러 나갈 때마다 몇 분씩 황홀하게 올려다보곤 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이제는 무심히 지나치게 되고, 길모퉁이 악사의 기타 연주나 온몸에 땀을 흥건히 적시며 춤추던 플라멩코 댄서를 바라보면서도 별다른 감흥 없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게 되었다.
다 좋다, 너무 행복하다.
꿈에 그리던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데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난 그렇지 못했다.
그때 난 여행에서 느꼈던 낭만과 현실 중간 즈음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초겨울 차가운 냉기가 올라오는 오래된 아파트의 돌 벽에 기대어 몇 번의 밤을 지새우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과거를 향한 미련과 후회를 양손에 쥔 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었다.
-「Chapter 2. 여행의 낭만이 일상이 되다 - 여행의 낭만이 일상이 된다는 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