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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578504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4-05-22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004
1장
가족은 나의 힘
우리 엄마가 치매라고? 016
내 엄마 오이숙은 피아니스트 017
엄마가 뿔났다 019
잔인한 2009년 5월 023
유방암이 뭔데? 027
불행 중 다행 029
외할머니의 고향 생각 032
_ 열 명이나 되는 자식과 손자를 데리고 38선을 넘다
엄마의 오랜 상처 033
이제 일어나! 나 심심해! 036
우리 가족에게 온 천사 037
일본에서 보낸 어린 시절 041
살려 주세요 045
1979년 부마항쟁 046
엄마의 예지 능력 048
미국에서의 만남 050
2장
절망 속에 핀 행운
엄마가 맺어준 인연 056
_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
하늘의 별이 되다 058
_ 오자와 세이지
가족의 상처 062
_ 1988년 서울올림픽
비운의 피아니스트 066
자고 나니 유명해지더라 069
엄마가 사랑하는 파리 072
동경 산토리홀 데뷔 076
내가 국가보안법 위반자? 077
엄마의 굿판 085
신에게 돼지를 바치다 090
3장
집시 같은 모녀
치매 환자의 초창기 096
불안 / 불만 / 불신 / 폭언과 폭력
일상생활 속 치매 개선법 109
수면 / 대화하기 / 냄새 / 씹기 / 듣기 / 즐겨 먹기
벚꽃이 필 때면 생각나는 추억 117
세계 곳곳을 누비다 121
동베를린 124
상트페테르부르크 125
겁 없는 두 모녀 134
러시아의 음악 교육 138
<닥터 지바고>에 푹 빠진 엄마 141
카잔에서 고려인들을 만나다 143
위험한 만남, 상하이 149
모차르트가 사랑한 프라하 154
4장
휠체어 여행
지상 낙원 하와이 158
휠체어 여행 159
정열의 나라 스페인 161
자동차가 없는 스위스 마을 166
로맨틱한 도시, 베네치아 168
쇼핑 천국, 이탈리아 밀라노 170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와 비엔나 172
신(神)의 나라 터키 174
너무나 고마운 휠체어 175
5장
엄마의 변화
엄마의 가슴 아픈 첫 경험 180
딱딱해진 엄마의 엉덩이 182
엄마의 버팀목, 아버지 183
나의 아버지 이수영 187
멋쟁이 그 남자 192
부모님의 남다른 교육 방식 198
전봇대 사건 200
피바다 203
난 똥이 싫어 204
내 생애 가장 슬픈 날 206
마지막 위기 209
엄마의 하루 일지 211
15년 동안 남매의 심경 변화 216
이도형의 사랑이 담긴 대화법 218
우리는 쌍둥이인가 봐 222
오이숙의 다정한 딸들 224
6장
치매 가족 돌보기
15년 경험을 통해 터득한 치매 꿀팁 232
칭찬하기 / 중요한 식사 시간 / 음식 단어 외우기
자리 배치 / 벽 사진 /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기
치매 환자를 위한 인테리어 / 비데는 필수 / 샤워
이 닦기 / 식기 / 패션 / 존댓말 하기 / 노래하기
가슴 설레는 시간 만들기 / 음악 듣기 / 화해하기
닫는 글 252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인복이 참 많다. 그중에서 한 사람을 뽑자면 당연히 내 남동생이다. 도형이는 피아노를 좋아해서 누나가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뻐한다. 연주회 날 입을 드레스부터 신발, 화장까지 도형이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
게다가 어떤 동생이 누나가 유방암에 걸렸다고 직장을 휴직하면서까지 돌볼 수 있을까? 도형이는 당시 일본 온천에서 요양하던 환자가 암을 극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치 여행사라도 차린 것처럼 일본 방방곡곡의 온천을 알아보면서 나를 데리고 다녔다.
- 동생의 절절함
엄마는 만사를 귀찮아하고 짜증을 자주 내기 시작했다. 생활 습관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매사 단정하고 깨끗하던 엄마가 세수도 안 하려고 하고, 양치도 싫어했다. 옷도 며칠째 같은 옷을 입었다. 부지런하던 사람이 게을러지니 좀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식욕도 떨어졌고, 반찬 투정까지 시작했다. 입을 만한 옷이 없다고 하거나 혼자 멍하니 있는 시간도 늘었다.
나는 엄마를 서너 살 먹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비위 맞추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려고 하고,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려고 하니, 엄마의 마음이 읽히기 시작했다.
- 치매 돌보는 딸의 심경
피아니스트로 사는 건 영광의 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선 ‘죽음’ 그 자체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끝도 없는 연습과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엄마가 없었다면 그 긴 세월 피아니스트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엄마는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 요즘 나는 집안 살림과 엄마를 돌보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다. 내가 이런 일에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던 손으로 엄마를 씻기고, 재우고, 먹이는 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은 충만하다.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밖에서 보기에 우리 남매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유명 피아니스트에 유명 안과 의사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아픔 하나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내게 어떤 고난이 왔을 때 그 고난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혜롭게 건너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면서 나는 우리 가족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또 내가 평생 몰랐을 모성애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내 경험상 사랑만이 모든 어려움의 해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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