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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명상/수행
· ISBN : 9791155801062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8-04-20
책 소개
목차
일 년 열세 달
1. 길에서 총각무를 주웠네
2. 짐을 부려놓다
3. 행복아, 우리야, 보물로 뭐하니?
4. 봄날의 단상
5. 바람 같은 시절
6. 기도의 다른 말
7. 휴식의 삶이 좋아
8. 수의 한 벌 입고 산다네
9. 꽃이 비치다
10. 가을 세상
11. 산신이 산다
12. 탁발을 위하여
13. 경계를 마주하며
매화나무 베기
1. 뿔하루살이 날아들다
2. 살생의 논리
3. 큰스님
4. 인과
5. 간명하게 살기
6.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가
7. 매화나무 베기
8. 참된 나를 찾은 것인가
9. 딴지 걸지 않기
10. 헛것과 실제
눈이 쌓여 있었다
1. 자랑
2. 맨스플레인
3. 제행무상을 겪다
4. 눈이 쌓여 있었다
5. 아침에 차를 대접하다
6. 솔방울 가습기
7. 내 쓸모를 살펴보다
8. 평안했으면 좋겠다
9. 지혜 종자는 바로 자비뿐
10. 불모대준제보살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사랑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삶을 어찌 그리도 허망하게 보내는지 모르겠다. 늘 삶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길지 않다는 것을 생각한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속가의 가족력을 이어받았을 터라 인생이 더욱 짧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왕에 중이 되었으니, 모든 중생을 향한 넓은 사랑을 하고 싶다. 그리하여 갈 때는 들꽃처럼 핀 적 없듯 갔으면 좋겠다.
할머니께서 풀어놓은 보따리 안에는 모시 원단도 넉넉하게 함께 있었다. 먹물을 들여 승복을 해 입고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를 기도하는 할머니의 바람이었다. 할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 승복을 해 입어야 했지만, 그 비용이 고급 옷값만큼이나 드는지라 차일피일 미룬 게 5년이 흘렀다. 올해도 그냥 지나갈 참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원고료를 적잖이 받게 되어 큰 맘 먹고 옷을 맞추었다. 남은 원단으로 도반의 적삼도 하나 맞추었다. 나의 작은 회향인 셈이다.
한우산에는 산행에 목을 축일 수 있는 노점상이 있어, 막걸리 한 병을 사다 산에 뿌려주었다. 막걸리는 산신께 올리는 공양이다. 사람들은 산신이 있느니 없느니 해도, 그런 건 내게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여기에 산이 있으니 고맙고, 산 아래 마을이 있어 고맙고, 거기에 사람들이 깃들어 사니 고마울 따름이다. 산신이 따로 있으랴. 산을 사랑하는 이가 산신이다. 산을 귀히 여기는 이가 산신이다. 그 산에 뭇 중생들이 깃들어 살거니와 모두 산신과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