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224792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9-11-0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4
제1장 영구 아내 명례의 교통사고 12
제2장 영구가 일자리를 찾다 24
제3장 첫날 40
제4장 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 50
제5장 무임금 노동착취 58
제6장 시내버스의 횡포 65
제7장 영구의 넋두리 74
제8장 인생은 60부터 91
제9장 24시간 격일제 근무 102
제10장 마당쇠 119
제11장 아까운 건축자재들 135
제12장 로마에 갔을 때는 로마법을 지켜라 146
제13장 약자의 설움 159
제14장 경비원 옷을 벗기겠다 173
제15장 비 오는 날은 기분 좋은 날 188
제16장 경비원도 사람인데 200
제17장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 211
제18장 마당쇠의 비애 224
제19장 우리 모두 같이 가자 238
제20장 갑과을 249
제21장 다들 떠나가고 260
제22장 해맞이아파트에 경비원이 되다 270
제23장 첫날부터 받은 스트레스 283
제24장 김 계장과 영구가 나눈 얘기 298
제25장 임반장은 구두쇠 영감 314
제26장 마당쇠의 고난 333
제27장 아파트경비원도 자격증 시대 345
제28장 아파트경비원들의 현실 363
제29장 경비원직을 사직한 영구 377
제30장 불면증이 온 원인 395
제31장 영구가 경비원을 그만두다 411
제32장 실업 급여 받기 쉽지 않네 428
제33장 고용센터에서의 논쟁 444
제34장 영구의 구직활동 461
맺는말 472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구가 나폴레옹의 전기를 읽은 생각이 난다. 군사들을 이끌고 높은 산을 넘을 때, 지쳐 있고 추위로 도저히 험한 산을 넘을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했지만, 병사들에게 술과 고기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멋진 연설을 해서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었다. 군인들이 산만 넘으면 술과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꿈과 소망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알프스를 넘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얘기다.
인권과 인격을 무시당하는 머슴이나 마당쇠가 주인을 위해서 충성을 다할 수가 있겠는가. 아무리 노예시장이나 다름없는 용역시장에서 사 왔다고 하지만 냄새가 지독한 대형 컨테이너 간이화장실 옆에 근무공간을 정해주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할 수는 없다. 이는 크게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래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차별 대우를 한다면 당연히 반발심은 생기기 마련이다.
하루 종일 파지나 종이박스와 빈 병 등을 분리작업을 하느라 실장갑이 금방 더러워진다. 아파트공사 당시에 현장 근로자들은 그야말로 일회용이다. 일 할 때 한 번만 끼고는 버린다. 말하자면 생수, 실장갑, 화장지, 종이컵, 커피까지 모든 물건을 반장근로자들에게는 충족하게 지급이 되었지만, 경비원들에게는 따로 지급되지 않았다. 직원들의 눈치를 봐서 얻어 쓰기도 했고, 사무실에 경비일지를 결재받으러 갈 때마다. 커피나 종이컵 같은 소모품을 직원들의 눈치를 봐가며 들고 와서 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관리사무소 체제가 되고부터는 아파트경비원들에게 지급되는 것은 한 달 동안 실장갑 10켤레, 화장지 몇 개와 청소도구뿐이다. 사실상 경비원들이 사용하는 실장갑이란 5명이 하루 사용할 양밖에는 안 된다. 쓰레기를 만지고 나면 끼던 장갑을 벗어 놨다가 손을 씻고 다시 작업할 때는 냄새나는 실장갑을 매번 끼려 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람이라면 다 같은 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