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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343394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9-05-30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1. 벽에 걸린 그림 한 점
시애틀이 그리운 까닭 … 12
바바리코트 입은 청년 … 17
벽에 걸린 그림 한 점 … 20
외로웠구나! 큰아들아 … 23
마지막 열정 … 26
우리 손자 재원이 … 30
퍼스트 댄스 … 33
2.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내 뼈가 녹는 순간 … 38
내가 자주 듣던 “That’s Not Fair” … 41
둘째야 … 43
보이고 싶지 않은 쇼핑 … 46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 49
어머니 말이 하나님 말씀과 같으니라 … 51
내 어깨가 짓눌렸을 때 … 53
3. 손자의 뒷모습
커피 마시기 … 59
딸의 위로금 … 62
손자의 뒷모습 … 64
안타까운 인연 … 66
똑똑한 녀석 … 69
습설(濕泄) … 71
아침 종소리 … 74
4. 나를 웃게 하는 목각 인형
큰아들이 아우 만나 보던 날 … 78
평생직장이 아닌 미국 … 81
나를 웃게 하는 목각 인형 … 84
내 그림자 … 87
핸들 잡은 손자 … 89
배려 … 91
얘야, 너를 늙음이라 불러 주마! … 93
근검절약도 재산이란다 … 96
5. 집안에 유일한 손녀딸
몰리 … 101
각설이 품바꾼 저고리 닮은 속옷 … 104
아기에서 어린이로 큰 손자 … 106
집안에 유일한 손녀딸 … 108
분실한 우산 … 110
테리 할머니 (A) … 113
테리 할머니 (B) … 116
6. 튤립 페스티벌
삶에서 깨달음 하나 … 120
돈은 발이 넷이 달렸대요 … 123
가족 여행 … 126
튤립 페스티벌 … 129
저녁 식사하는 손자 … 132
바람이 몹시 불던 밤 … 134
보스턴에서 점심을 … 137
재원아, 팔을 물렸구나! … 140
7. 내 눈이 자주 가는 사진 한 장
유서 같은 당부 … 144
까마귀 먹이 주는 할아버지 … 147
내 눈이 자주 가는 사진 한 장 … 150
처음 들어 본 속담 “Charity Begins at Home” … 153
콜린(Colin)의 카드 … 156
묘지 … 159
호스 체스넛 … 162
8. 그랜드 캐니언 관광
새벽길의 앰뷸런스 … 166
손자의 응원 … 168
그랬으면 좋겠다! … 171
라스베이거스 여행 … 173
그랜드 캐니언 관광 … 178
하와이에서 싸이의 ‘오빠는 강남 스타일’ … 182
로빈 둥지를 부숴 버린 나 … 185
9. 손자의 놀이
아! 바로 이거야 … 190
손자의 놀이 … 194
차고 문을 보고서 … 196
미안하다 엄마가 늙어서 … 198
손자의 염려 … 200
좋은 습관은 올바른 교육에서 … 203
어린 손자의 마음 씀씀이 … 206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이고 싶지 않은 쇼핑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시장은 재래시장 중에서 사람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이다. 생선, 채소, 과일 등 모두가 신선하고 가격도 합당한 것 같다. 나도 퇴근길에 장을 봐서 노량진까지 간다.
하루는 채소, 하루는 과일, 하루는 생선, 이런 식으로 사려면 일주일에 5일은 장 보따리가 손에 들려 있다. 사다 보면 무게를 이길 수 없게 되는 날도 있고, 장을 안 보고 그냥 가려면 허전하고, 또 필요한 장보기이므로 매일매일 장에 들러 사게 된다.
장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가자면, 제기동 전철역보다 청량리 전철역이 편리하다. 또 청량리 전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청량리 롯데백화점이다. 버릇처럼 부인복 코너를 둘러보려면, 점원들이 물건을 보여 주는데 마음에 드는 것도 있다.
“할머니 이것 좋아요” 하고 권하면 마음이 끌린다. 내 몸에 맞는 옷은 낯선 백화점에 가서 찾는 것보다 단골 가게에서 고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들러서 부인복 쇼핑을 한 것이 제법 많았다.
시장 보따리와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집에 들어갈 때면, 우리 집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백화점 쇼핑백은 현관 한쪽에 놓고 장 보따리만 들고 들어갔다. 그런 동작은 나 자신 이해할 수가 없고 설명할 수도 없다.
남편이 옷을 못 사 입게 하는 것도 아니었다. 또 늦은 나이지만 용돈을 벌 수 있는 처지였으므로 미안한 생각을 하거나, 보이고 싶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때는 남편에게 쇼핑백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장만해서 이민을 올 때 가지고 온 옷들을 때맞춰 입어야 할 텐데, 딱히 입고 갈 곳이 없으며, 입고 버스를 타고 다니기에 거추장스럽고, 걸어야 하는 곳은 운동화를 신고 가며, 비가 오면 입을 수 없으니, 옷장에 그대로 걸어 두고 있다. 또 우리 남편은 멀리 운전할 수 없고, 시애틀 날씨는 우기가 길기도 한 것이 이유일 것이다.
생각 끝에 올해 겨울부터 입어 보지 않은 것은 하나씩 딸네 옷장에 가져다 걸어 놓았다. 딸아, 네가 나이 좀 들면 우아하게 입어라. 유행에 상관없이 고상하게 입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나씩 가져다가 딸네 집 옷장에 걸어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