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1314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8-12-31
책 소개
목차
서장 · 8
1. 귀신 하나 잡아 주게 · 19
2. 귀신이 사는 섬 · 75
3. 소원을 말해 봐 · 163
4. 중년 비밀 수사대 · 217
5. 냄새가 나 · 284
6. 맹랑하고 고약한 · 334
7. 진실 · 395
8. 덫을 놓다 · 424
9. 악한 끝은 없어도 선한 끝은 있다 · 465
10. 마지막 이야기 · 501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럼요, 우리 도련님이 어떤 분이신데요. 수많은 유혹에도 꿋꿋이 지켜 낸 동정을 이렇게 쉽게 포기하실 분이 아니지요.”
자신도 가만있을 수 없어 거든다고 떠든 감쇠의 말에 모두의 눈이 커졌다. 정곡을 찔린 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덩달아 나머지 사람들도 눈만 껌뻑거렸다. 이렇게 당황한 준영을 모두들 처음 보았다. 긴 침묵을 깬 사람은 일수였다.
“잠깐, 잠깐만. 너, 그 얼굴을 하고 여태 동정이었단 말인가?”
일수가 대놓고 킬킬거렸다.
“어려운 사건도 척척 해결하기에 머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사실은 도술을 써서 해결한 것이었어?”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다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다희를 바라보았다.
“사내가 저 나이 되도록 동정을 지키면 도술을 부릴 수 있는 도사가 되는 거 아니야?”
더없이 진지한 얼굴을 한 다희를 본 일수가 아예 방바닥을 구르며 키득거렸다.
“제가 도련님을 아주 많이 싫어하지만 쬐끔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주 쬐끔.”
오덕은 준영을 만나고 처음 진심으로 존경을 담은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왜? 뭐? 내 몸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뭐가 불만이야? 일수 이 자식! 넌 당장 똑바로 앉아! 오덕이 넌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연다희! 죽고 싶지 않으면 합장한 손 얼른 풀어라.”
준영이 얼굴이 벌게져 따지듯 소리쳤다. 하지만 방바닥을 구르는 일수도, 존경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오덕도, 합장을 한 다희도 그만두지 않았다.
“다! 다 나가!”
준영이 화가 나 부들부들 떨었다. 다희는 그런 준영의 면전에 대고 넙죽 절을 했다.
“잘못한 걸 알긴 아는 모양이구나.”
준영이 기특하게 여기고 화를 풀려는데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군아 오라버니 건강이 좋아지게 해 주세요.”
“연다희!”
준영이 빽 소리를 질렀다.
“뭐 해요? 빨리 소원 빌어요.”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알 수 없었다. 자고로 기회란 눈앞에 왔을 때 콱 잡아야 하는 법이었다. 준영이 소리를 지르거나 말거나 다희는 군아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소원?”
“이루어질지 누가 알아요? 빨리요!”
다희가 연신 군아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댔다.
“아버님이 건강하시길.”
다희의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빌고 보았다.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만에 하나 이루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준영 도련님이 사고 안 치길.”
눈치만 보고 있던 오덕이 군아까지 소원을 빌자 냉큼 제 소원도 얹었다.
“장가보내 주세요.”
“머리털이 그만 빠지게 해 주게.”
그때까지도 방바닥을 기며 킬킬 웃던 일수가 벌떡 일어나 소원을 빌었다.
“일수 네놈까지!”
더는 참을 수 없겠던지 준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금니를 얼마나 악물었는지 볼이 실룩거리는 것이 고스란히 내비쳤다.
“도망가자!”
소원을 말한 이들이 차례로 도망을 쳤다. 마지막 남은 사람은 서연 한 명이었다. 그래도 자신에겐 서연밖에 없다 위로를 하는데…….
“스승님들이 무탈하게 해 주세요.”
야무지게 소원을 빌고 후다닥 달아났다.
“하, 하핫.”
상황이 이러니 허탈한 웃음밖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