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62131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5-08-15
책 소개
목차
오래된 나의 시(詩) 두 편
1부 아시시의 새들과 갈라진 형제들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지금 여기의 우리
우리 영혼에 그 말씀이 남을 것인가
생물적인, 너무나 생물적인
해저로 가라앉은 ‘동해의 슬픔’
통영의 딸 구하기, SNS는 뭐하나
6·15와 6·25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가기 위하여
2부 무지개에 쓰는 편지
내 안에 걸린 무지개
조개사냥
새까만 파리들, 샛노란 첫사랑
미제(美製) 쇠붙이와 국산(國産) 엿
버려진 아기와 낙하산
양심을 찌른 바늘
노고지리
섬마을 선생님
눈먼 고아, 이별의 가을
죽음과 방황과 문학
‘창’을 쓰고 한강에 ‘방뇨’한 뒤 ‘눈먼 홍이’를 불러주다
소설 그리고 시대
내 안에 걸린 무지개
강(江)에게 쓰는 편지
시인 정영상이 있었네
노파들의 유모차
박
3부 소설의 특권은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소설의 현실 복원에 관한 한 작가의 생각
소설의 집과 백만 개의 창
소설의 위엄이 붕괴되다
소설의 현실 유기에 일조한 관념투쟁
세계의 재현 - 인간 이해와 현실 복원
분단체제론과 탈북행렬
소설의 어마어마한 특권
민족 현실과 소설적 대응
콘돔 속에 갇힌 탈북자의 꿈
우울한 한국소설
도올 김용옥 교수에게 보내는 질문
청년 부아지지의 불꽃
카다피의 리비아에서 북한 읽기
4부 천하위공-박태준의 궤적
박태준, 인연을 받드는 영혼 맑은 거장(巨匠)
왜 나는 ‘박태준’ 평전을 쓰는가?
박태준의 마지막 계절
기침에 시달리는 2011년 여름
추억이 역사에 별처럼 반짝이니
과학자의 길이 부자가 되는 길은 아니지만
수술대 위에 세 번째 눕다
중환자실에 누워서
강철거인, 겨울에 떠나다
무엇을, 왜,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천하위공의 길, 박태준의 길
하노이에서 길을 가리키다
일류주의, 그 고투의 길
정치 참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진정한 극일파(克日派), 그 영혼에 맺힌 말들
도둑맞은 황경로의 책들과 박태준의 500만원
5부 지나온 길, 가야할 길
하인스 워드와 우리의 ‘민족’
부산저축, 돈을 위한 행진곡
휘트먼과 록펠러
경멸의 재생산을 어떻게 넘어설까요?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머나먼 길의 간이역을 지나며
대통령들과 죽음의 미학
국민대통합의 첫 걸음
천성산 터널과 도롱뇽
기필코 직접 봐야만 믿겠다면
‘서울’과 ‘지방’만 있는 한국
문화가 뭔데
‘빌바오’를 공부해야
평화주의자들의 독배
라틴 다리, 센카쿠 열도
독도평화선언
저자소개
책속에서
옛날에 프란치스코 수도사가 아시시의 조용한 언덕에서 새들의 심장까지 감화시키는 ‘말씀’을 했다면, 오늘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의 웅장한 대성당에서 무뎌질 대로 무뎌진 인간의 양심을 건드리고 반인간적 불평등 사회구조를 두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황일광의 처절했던 환희의 절규와 황사영의 의연했던 피범벅 죽음, 그 참뜻을 한국사회가 곰곰이 헤아려보는 계기가 되어야 당신의 한국 방문과 말씀은 이 땅에서 포근한 축복이 되는 동시에, 종교적 복음(福音, Gospel)이 사회적 복음으로 확장되는 또 하나의 축복을 부르리라.
<b>- 「프란치스코 교황과 지금 여기의 우리」에서 </b>
니가타와 청진을 왕래한 그 뱃길은 동해의 뱃길이다. 물론 청진에 내린 뒤에는 아무리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불귀(不歸)의 뱃길……. 이것이 내가 이름을 지은, 해저에 가라앉은 ‘동해의 슬픔’이다. 이 슬픔을 인양할 잠수부는 한 명도 없는가? 파편처럼 흩어진 인간의 고통을 복구하여 인간정신과 시대정신을 창조해야 하는 작가의 시선과 상상력을, 오늘도 그것은 어마어마한 수압마저 체화한 채 죽음과 같은 침묵으로 기다리고 있건만……. 다시 내가 소설의 펜을 잡는다면, 나는 그 잠수부로 나설 생각이다.
<b>- 「해저로 가라앉은 ‘동해의 슬픔’」에서 </b>
조개사냥, 보리밥 담은 박 바가지의 새까만 파리들과 짝꿍 계집애를 위한 샛노란 은행잎들, 천둥 번개 치고 소낙비 쏟아지는 바다의 아슬아슬한 소 헤엄, 친구 손에 잡힌 어미 노고지리의 슬픈 눈빛, 국산 엿을 빨게 해준 미제 쇠붙이 탄광, 버려진 강보의 아기와 낙하산, 익사한 눈먼 고아……. 어느덧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내 안에 걸린 무지개는 틀림없이 그런 빛깔들로 이뤄져 있다.
<b>- 「내 안에 걸린 무지개」에서 </b>
박태준은 팔순을 넘어서도 통일의 실마리를 잡으려 했다. 원산 어디쯤에 종합제철소를 포스코 자금과 기술로 짓고 싶었다. “기술자야 인민군대서 차출해 포항, 광양에 데려다가 훈련시켜야지. 자금? 포스코 신인도면 은행이 줄을 서. 왜 평양이 문을 못 여나? 내가 지팡이라도 짚고 갈 건데. 제철소뿐인가? 근대화 교과서가 다 있어. 여기, 여기 말이야.” 오른손 검지로 이마를 쿡쿡 찌르는 노인이 아이처럼 흥분했다. 천하위공, 그 머나먼 길을 애국정신·일류주의 두 발로 사심 없이 완주한 노인의 그 염원이 아직은 이 땅에 비원(悲願)으로 남아 있다.
<b>- 「천하위공의 길, 박태준의 길」에서 </b>
영혼이란 삶과 죽음, 인생의 근원, 진선미에 대한 사유를 수행하고 그 삶을 추구하는 정신일 겁니다. 구도자나 사문(沙門)의 길을 걷지 않아도 영혼이란 속세(현실)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속물적 가치보다 아름다움이나 착함을 더 소중히 받들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 영혼은 양심에 머물면서 양심을 초월하는 것이며, 그래서 자기 구도를 넘어 사회적으로 시대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b>- 「경멸의 재생산을 어떻게 넘어설까요?」에서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