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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56752745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0-08-31
책 소개
목차
암흑의 씨앗 • 9
첫 번째 죽음 • 16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 26
한밤중 달리기 • 39
팔자를 바꾸는 방법 • 53
보리쌀 세 바가지 • 66
작은 지게 • 75
잔가지 도둑과 산 주인 • 83
나무하는 놈이 서당은 왜? • 93
겨울 사냥 • 104
봄날의 불청객 • 117
두 번째 죽음 • 127
상엿소리 • 140
아버지의 낮은 산 • 147
어둠 속을 걷는 사람들 • 157
1920년 봉오동 • 166
작가의 말 • 168
동화로 역사 읽기_ 항일 의병이 뭐야? • 171
리뷰
책속에서
암흑의 씨앗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썩어 가는 나무 울타리, 구멍이 숭숭 뚫린 방문, 감자 몇 개 덩그러니 남아 있는 솥단지, 싸늘한 아궁이, 누더기 옷, 매일 고단해 보이는 엄마의 얼굴, 멀리 보이는 번듯한 기와집, 새하얀 도포를 걸치고 머슴을 대동하고 가는 양반, 모두 각자의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암흑’이란 단어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보리쌀 세 바가지
“혹시 제가 어른이 되면 뭘 하며 살아가나요?”
그 말에 칼갈이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중략) 넌 땅이 없으니 결국 빚이 많은 소작농이 될 것이고, 그게 싫으면 멀리 도망가 떠돌이로 살겠지. 그러다 나쁜 마음을 먹으면 도둑질을 할 것이고, 그것이 싫으면 비렁뱅이가 되겠지. 그러다 병에 걸리면 약 한 번 써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그럼 무덤도 없이 어딘가 버려지겠지.”
노인이 잠시 먼 산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겁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게 네가 사는 조선이다.”
말을 끝낸 노인의 얼굴에서 씁쓸한 미소가 보였다.
‘그게 내 앞날이란 말인가? 아버지도 그렇게 어딘가 버려져 무덤이 없는 걸까? 안 된다. 난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