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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7068678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2-02-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지나온 거리 5만 킬로미터 • 8
들어가기 전에 • 16
1부 그들은 이미 우리 곁에 있었다
이슬람을 마주하다 • 26
너의 이름은 • 41
나와 다른 너를 알아야 하는 이유 • 55
보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의 삶 • 66
코로나19, 너는 불러냈고 나는 반응했다 • 75
이슬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86
2부 우리와 그들 사이의 거리
무슬림 유입 증가로 인한 갈등 • 100
감시하는 사람들 • 110
이슬람을 향한 공포의 감정들 • 122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해자와 피해자 • 136
무슬림 2세대로 살아간다는 것 • 146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 155
일희일비 • 165
거대해지는 이슬람 • 177
3부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기를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기에 • 192
같이 살아보자 • 201
강둑이 터지듯이 • 218
에필로그: 남은 거리 0미터 혹은 무한대 • 22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보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의 삶:
마음속 한편에 작게 빛나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 이 모든 황당하고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꼭 누군가는 한국의 무슬림을 기록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 종교인이 아닌, 그래도 나름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이들의 삶을 묵묵히 기록해두면 언젠가는 우리를 위해서 꼭 필요한 무언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혼자서 떠돌아야 했던 그 시간은 나 스스로가 ‘보이나 보이지 않는, 아무도 자신을 보려 하지 않는’ 그런 존재를 경험해본 시간이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낯설기 때문에 두렵다: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던 누군가가 사회 한쪽에서는 약자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이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또 어떤 이는 이들이 약자가 아니라 주장하며 우리 사회에서의 분리를 요구한다.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우리 사회에 절대로 유입되지 않게 막자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이슬람 세계의 경제적 잠재력과 교류 이익을 보며 상호 우호적 관계를 수립하거나 확장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방인과 어떤 장르에 서 있는 것일까.
그들도 사람인데 단지 이슬람을 믿을 뿐:
단지 다른 국가에 살며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뿐인데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사람이었고 무슬림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모습을 내보여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감히 무엇이라고 다른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논하려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 그럼에도 이렇게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이 있고 그 누군가로 인해 불행한 사람이 생길 수도 있으니 누군가는 꼭 이들 모두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관찰자에게서 벗어나 조금 더 파고 들어간다는 것이 무슬림 옆에 서서 목소리를 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슬림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작업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단순히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것에서 그 모든 관계의 심연을 꼭 들여다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