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57400812
· 쪽수 : 341쪽
· 출판일 : 2014-08-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밤의 이야기꾼들
과부들
도플갱어
홈, 스위트 홈
웃는 여자
눈의 여왕
그날 밤의 폭우
월간 풍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년은 숨을 죽인 채 어둠을 응시했다. 한여름 밤, 계곡에서 뻗어 나오는 어둠은 차고 습했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몰라. 소년은 생각했다. 지독한 치통이 찾아왔던 작년 겨울의 어느 밤과 비슷했다. 어금니 근처가 근질근질했던 그 밤처럼, 이유 없는 불안감이 소년의 마음속에서 뒤척이고 있었다.
그나저나 개구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소년은 텐트 주위에서 울어대던 수많은 개구리가 일제히 입을 닫고 그 큰 눈을 뒤룩거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엄마와 아빠는 번갈아가며 얕은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뒤 초저녁부터 곯아떨어진 두 사람이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황당해할 이야기들이지. ‘밤의 이야기꾼들’은 오래전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해왔어.”
대호 선배는 그렇게 덧붙였다.
“오래전부터 내려왔다면 얼마나……….”
“글쎄, 20년이 넘었다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훨씬 더 전이라는 사람도 있지. 중요한 건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거야. 매년 한 번씩, 같은 날 저녁에 멤버가 모이지. 장소며 시간 같은 건 전날에야 연락이 와. ‘밤의 이야기꾼들’ 모임이 있으니 취재를 오라고.”
“어떤 사람들이 멤버인가요?”
“나도 잘 몰라. ‘밤의 이야기꾼들’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어. 멤버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 신상에는 얼굴도 포함되지. 서로의 이름을 묻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되 반드시 자신과 관련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뭐, 이런 것들이야. 조금 특이하지?”
“네 애비는 내가 죽였다.”
“뭐?”
나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순간적으로 접수가 되질 않았지. ‘내가’라는 말과 ‘죽였다’는 말이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 같았어. 엄마는 다시 한 번 또박또박 말씀하셨어.
“내가 죽였다고.”
“정말? 왜…… 왜?”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죽인 건 아니지.”
엄마의 아리송한 대답에 나는 어리둥절했어. 엄마가 실성했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지.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아빠는, 아빠는 어디 있어?”
“사라졌어. 네 애비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제 이 세상에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