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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57414246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4-11-28
책 소개
목차
1. 합격의 기쁨
2. 빼앗긴 봄날
3. 선교사 에밀리
4. 몽땅 동원
5. 작은 고추
6. 낯선 밤
7. 남쪽으로 남쪽으로
8. 밤에 이동하는 배
9. 오키나와의 소년 군부
10. 나뒹구는 시샤상
11. 날아드는 포탄
12. 소년병 히요시
13. 마부니 동굴
14. 만남과 이별
15. 피 묻은 천인침
16. 숲의 정령
17. 태오의 소원
작가의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웃집 길수 형은 삼 대째 내려오는 장손으로 사범학교에 막 입학하였다. 워낙 손이 귀한 집이라 징병에 끌려가면 대가 끊어질까 걱정되어 불과 보름 전에 혼례를 치렀다. 자식도 낳기 전에 군대에 가게 되었으니 축하할 일이 아니라 초상집일 거라 태오는 생각했다.
에밀리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문을 열었다.
“맘이 좀 알아봤는데, 만복이가 일본 오키나와로 끌려간 것 같아.”
“네? 오키나와요?”
태오는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돼. 만복이 중학생이잖아요? 입학한 지 얼마 됐다고. 오키나와는 부산에서 멀어요?”
“그럼, 일본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이야.”
에밀리는 머지않아 미군이 오키나와에 상륙해 일본군과 전쟁할 거라고 했다.
트럭에서 면서기와 일본 순사가 내려오더니 대뜸 태오에게 물었다.
“너, 이 동네 아이냐?”
“네, 저기 우물 위 세 번째 집에 살아요.”
“마침 잘됐네. 어서 트럭에 타라.”
태오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할당된 인원을 채우느라 마구잡이로 데려간다는 말이 생각났다.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했다.
“안 돼요. 저 <부산해관>에서 일하고 있어요. 주말이라 집에 들른 거예요.”
“대구 비행장 공사에 차출된다. 일주일이면 돼. 일당도 두둑하고.”
면서기가 달래듯이 말했지만, 눈빛은 뭔가를 감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태오는 어떻게든 벗어날 구실을 찾아야만 했다.
“알았어요. 가더라도 집에 가서 맘한테 인사라도…….”
태오는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채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두 사람은 태오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트럭 뒤 칸에 억지로 밀어 태웠다. 보따리가 땅에 나뒹굴었다.
“안 돼요! 안 된다고요!”
태오가 나가려고 문을 밀쳤다. 쾅쾅 두드려 봤지만 소용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