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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57955404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0-08-31
책 소개
목차
백범의 출간사
I. 백범일지 상권
인, 신 두 어린 아들에게
1. 나의 어린 시절
조상과 가문의 내력
난산 끝에 태어난 나
배움의 시작
2. 시련의 젊은 날
타락으로 얼룩진 과거
신비한 동학의 세계로
팔봉접주 김창수
청계동의 안 진사
3. 질풍노도의 시절
청나라를 향하여
김이언의 의병
스승의 손자사위가 된 나
길고도 험한 방랑 길
4. 첫 번째 투옥과 탈옥
첫 번째 체포와 모진 고문
신문이 아닌 김구의 호령
새롭게 깨달은 서양 문물
삶과 죽음의 길목
강화의 큰 인물 김주경
어쩔 수 없는 탈옥
5. 방랑과 유람
천신만고 끝에 서울로
팔도강산 유람과 삼남 견문
마곡사에서 원종으로 입적
환속과 견문 그리고 김구
6. 소중한 이들과의 사별
아버지와 스승의 죽음
약혼한 여옥의 죽음
신교육자의 자유결혼
7. 민족을 위한 계몽운동
을사조약과 항일투쟁
다시 신교육과 계몽운동
안중근 의거와 김구의 항일 투옥
이완용을 찌른 이재명
8. 모질고 처참한 독립운동가들
안창호의 신민회 조직
신문이 아닌 고문 또 고문
고문보다 더한 회유
조작된 신문과 재판
9. 끝내 실행하지 못한 자살
강도사건 15년 보안법 2년
변하지 않는 도적들의 법
몽우리돌대 백범 김구
가출옥과 딸의 죽음
10. 상해서 시작된 임시정부
동산평의 농촌계몽운동
상해의 임시정부 조직
아내의 죽음
II. 백범일지 하권
하권의 책머리에
1. 삼일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임시정부 경무국장
득실거리는 왜놈 앞잡이
반목과 갈등의 사상대립
세파로 분리된 한인 공산당
2. 이봉창의 일황 폭탄 저격
일본의 만주국 선언
줄어든 독립운동가
이봉창의 일황 저격
상해의 중일 전쟁
3. 윤봉길 의거와 진상공개
윤봉길의 거사 준비
토굴속의 폭발시험
의거의 진상을 백일하에 공개
4. 또다시 피신과 유랑의 세월
호수가 있는 가흥의 은신처
여행지 같은 도피처
뱃사공 주애보
남경의 암살대
5. 암살과 어머니의 추억
중경으로 옮긴 중국 정부
목숨을 노린 암살자
빈궁하게 사는 묘족들
끝내 손쓰지 못한 어머니의 병
6. 중경의 한국광복군 창설
광복군의 조직
미군과 광복군의 비밀훈련
광복이다! 광복!!
중경생활의 추억
7. 광복된 조국 품으로
고국의 환영 행진
인천감옥 그리고 마곡사의 회상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유골봉안식
삼남지방 순회 길의 추억
III. 나의 소원
1. 민족 국가
2. 정치 이념
3.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백범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의 어릴 적 별명은 ‘효자’였다. 그것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에 아버지가 왼쪽 약손가락을 칼로 잘라서 입에 피를 흘려 넣으셨기 때문에 다시 살아나셔서 사흘이나 더 사셨다는 데서 생긴 것이었다.
아버지 형제 중 백부(휘 백영)는 보통 농군이셨고, 셋째 숙부도 특기할 만한 일이 없으나, 넷째 계부(휘 준영)가 아버지와 같이 좀 별난 데가 있으셨다. 넷째 계부는 국문을 배우는 데도 한겨울 동안에 기역 자도 못 깨우치고 말았다고 한다. 그러나 술은 무한량으로 마시고 또 술주정이 대단해서 취하기만 하면 꼭 말썽을 일으켰다. 그런데 아버지와는 반대로 아무리 취해도 양반한테는 감히 못 덤비고 일가 사람에게만 시비를 걸었다. 그러다가 한번은 조부님께 매를 맞으시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 ‘난산 끝에 태어난 나’ 중에서
나는 몰려나오는 무리를 향하여 소리쳤다.
“누구나 이 왜놈을 위하여 감히 내게 범접하는 놈은 모조리 죽일 테니 그리 아시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내 발에 채이고 눌렸던 왜놈이 어느 틈에 몸을 빼쳐서 칼을 빼어들고 내게 덤볐다. 나는 내 앞으로 떨어지는 그의 칼날을 피하면서 발길로 그의 옆구리를 힘차게 걷어찼다.
“어흑!”
왜놈은 다시 거꾸러졌다. 그러자 나는 칼을 잡은 왜놈의 손목을 부러지라고 내리 밟았다. 그 순간 칼이 스르르 언 땅에 소리를 내고 떨어졌다. 나는 그 칼을 들어 그 왜놈이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난도질을 했다.
2월의 추운 새벽이라 빙판 위에 피가 샘솟듯 흘러 붉게 물들었다. 나는 손으로 그 피를 받아 마시고 또 왜놈의 피를 내 얼굴에 발랐다.
- ‘길고도 험한 방랑 길’ 중에서
밤이 초경(初更)을 넘어섰다. 이 때 밖에서 여러 사람이 떠들썩하고 가까이 오는 인기척이 나더니 옥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때가 왔구나!”
나는 나지막하게 소리를 내고 이제부터 닥칠 운명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한방에 있던 죄수들은 자기가 죽으러 나가기나 하는 것처럼 모두 얼굴색이 변하여 벌벌 떨고들 있었다. 이때 문밖에서,
“창수, 어느 방에 있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방이오!”
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미처 방문도 열기 전에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아이구, 이제 창수는 살았소! 감리 영감을 비롯한 전 서원, 그리고 각 청 직원이 아침부터 밥 한술 목 먹고 끌탕만 하고 있었소. 창수를 어찌 차마 우리 손으로 죽이느냐고……. 그런데 지금 막 대군주 폐하께옵서 전화로 감리 영감을 불러 김창수 사형은 정지하라는 칙명을 내리셨소. 그러자 감리 영감에게 이 기쁜 소식을 당장 창수에게 알리라 하여 이렇게 달려왔소. 오늘 얼마나 상심하였소?”
이 때가 병신(丙申)년 8월 26일이었다.
- ‘삶과 죽음의 길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