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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956371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2-03-25
책 소개
목차
나무의 헌장
1
소나무 | 잣나무 | 참나무 | 밤나무 | 박달나무 | 물푸레나무 | 말채나무 | 느릅나무 | 뽕나무 | 아카시나무 | 가죽나무 | 버즘나무 | 버드나무 | 돈나무 | 측백나무 | 향나무 | 섬백리향 | 이팝나무 | 벚나무 | 싸리나무
2
은행나무 | 홍단풍나무 | 고로쇠나무 | 대나무 | 화살나무 | 호두나무 | 사과나무 | 복숭아나무 | 배나무 | 매자나무 | 오리나무 | 헛개나무 | 옻나무 | 소태나무 | 황철나무 | 튤립나무 | 피나무 | 팽나무 | 느티나무 | 배롱나무
3
가문비나무 | 구상나무 | 주목나무 | 가래나무 | 골담초나무 | 오갈피나무 | 노간주나무 | 국수나무 | 붉나무 | 팥배나무 | 층층나무 | 사철나무 | 앵두나무 | 다래나무 | 굴피나무 | 탱자나무 | 귤나무 | 후박나무 | 계수나무 | 두충나무
4
자작나무 | 고욤나무 | 살구나무 | 삼나무 | 낙우송나무 | 칡나무 | 자귀나무 | 모과나무 | 명자나무 | 야광나무 | 먼나무 | 누리장나무 | 회화나무 | 소사나무 | 모감주나무 | 구기자나무 | 무궁화나무 | 생강나무 | 쪽동백나무 | 쥐똥나무
5
닥나무 | 대추나무 | 신나무 | 전나무 | 호랑가시나무 | 덜꿩나무 | 나도밤나무 | 때죽나무 | 매화나무 | 가침박달 | 비쭈기나무 | 마가목 | 용버들나무 | 사시나무 | 아그배나무 | 청미래넝쿨나무 | 보리수나무 | 가막살나무 | 으름나무 | 엄나무
결의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천 년을 살다 보니 보이더라
산다는 건 무엇이고
죽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이억 팔천 육백 년이 무슨 의미이며
왜, 열다섯 종에서 한 종이 남았는지를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지만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오래 살았다는 건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
말 한마디 않는 것은
삶은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이유가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지
자연은 그런 거지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아있어 사는 것이다
많은 걸 가지려 싸우고
버리지 못해 쌓아두는 것은
삶에 대한 죄악
가지려 바동대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라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이
하늘로 향할 것이다
- ‘은행나무’ 중에서
쌀 없어 밥을 못하고
솔피 볏겨 죽 끓이고
풀 뜯어 반죽하는 것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에게
국수나무라 이름 붙이고
가지 꺾어 짜내는 짓은 무언가
가냘픈 가지에 작은 잎
가시 닮은 작은 몸 대를
함부로 꺾지 마라
실바람 이기려고 뭉쳐있고
허물어진 바위가 무서워
움츠렸을 뿐
지나가다 건드리고
이곳저곳에 꺾어 버리는 짓
멈추고 가던 길 가라
꽃이 보이지 않아도
벌은 찾아와 꿀을 먹고
나비 날아와 놀다간다
- ‘국수나무’ 중에서
담 너머에 누가 있느냐
순자야
우물가에 간 명희는 아니 오고
울타리 사이에 앵두 익는다
쪽빛 가슴 울렁울렁
달빛 가슴 두근두근
마당 끝 그림자는 두 개
앵두 닮은 입술 이슬 머금고
우물물 길어 올려
물독에 붓는다
순자야 명희야 철이야
담 너머로 따주던 앵두
지금 익었느냐
봉창 그림자 너울거리며
새신랑 저고리 끈 풀어졌다
내일 아침 동트면
앵두나무 가지에 걸린 사랑
동네방네 뜬소문에 나풀거릴거나
- ‘앵두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