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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7957323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4-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001
광화문을 사랑하는 이유 | 동갑내기 친구 이세룡 시인 | 윤동주가 탐나지? | 시인은 시를 쓴다 | 시잡지가 사라졌다 | 농담하듯 유머러스한 시 | 시를 지키는 독립군이고 싶다 | 나는 세상에 입원하고 있다 | 나, 윤동주는 한국인입니다 | 신춘문예 심사 후기 |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 김남조 시인의 마지막 나들이 | 피천득 선생님과의 인연 | 김대규 시인은 큰형님 같았다 | AI가 쓴 시를 읽고 | 노천명의 사진 한 장 | 아무개 아무개 시인님 | 앤솔로지 운동 | 김수영 시인의 금이빨 | 사회적 테러와 홀로 싸운 시인 | 나도 잘 쓴 한 페이지가 있다 | 생애 마지막 시낭독 | 펄벅 여사와 공초 오상순 | RM은 윤동주 같은 시인이 되고 싶었다
002
으악새는 가을에 울지 않는다 | 작고, 말랑말랑하다 | 홍지서점의 마룻바닥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헐버트 박사의 묘 | 세상의 모든 책은 사람이다 | 슬픈 무궁화 | 혈구산 정상의 태극기 | 묵호에서는 철학도 문학도 모두 개똥이다 | 쌍문동? 추억은 희미하지만 | 고물은 보물이다 | 나는 국수주의자입니다 | 압록강 여행 — 단둥에서 투먼까지 | 피맛골의 주막 시인통신
003
키오스크 세상 | 문학청년과 신춘문예 병 | 초단편 유행 중 | 국뽕 좋아하십니까? | 외로움부 장관 | 백발도 백발 나름이다 | 멋지다, ROKA 티셔츠 | 반가운 트로트 열풍 | N분의 1 시대 | 하늘공원의 느린 우체통 | 이순신 장군 동상 | 챗GPT 시대 | 스타벅스의 정체 | 과연 배달의 민족이로구나 | 윤여정 현상 | BTS — 세계를 정복한 피 땀 눈물
004
잘난 척은 이제 그만 | 약력을 제대로, 잘 쓰자 | 사사를 받았다? | 발문은 발로 쓴다? | 명함이 웃겨요 | 퇴고 할까 하지 말까 | 서명하지 않은 시집 | 제자리로 가세요 | 문화를 무시하는 문화체육부 | 왜 하필 옥자냐 | 예약하셨어요? | 선글라스 쓰고 사진 찍기 | 가짜 김일성 진짜 김일성 | 꼰대를 사양합니다 | 수상한 애국심
005
번아웃 증후군 | 귀화식물 돼지풀 | 만년필로 글을 쓰면 | 시그니처 | 자 찍어요, 파이팅! | 무공해 도시 네옴시티 | 본캐와 부캐 | 먹지 못하는 골뱅이 | QR코드와 친해 보자 | 5G가 뭐지? | 천조국 공포
006
한글의 활용 | 화자와 필자 | 민들레는 홀씨가 없다 | 영인본의 매력 | 아래아한글은 위대하다 | 이른바 도꼬다이 | 대머리 총각 | 해방과 광복 | 신해철의 노래가사 | 토착왜구 | 서부전선 이상 없음? | 참수 작전 | 갑질 | 보이코트 | 국정교과서 소동 | 먹방과 오빠 | 볼펜 신체검사 | 수저계급론 | 바나나는 묵혀야 맛있다 | 비빔밥론 | 시한부 음식 보신탕 | 미세먼지 때문에 | 말모이 | 쪼다 | 인구 절벽 앞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천양희 시집을 하필이면 왜 마감을 앞두고 읽었을까? 오월호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 화보는 박용철 시인의 고향을 취재할 생각이었다.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 화보는 그달 작고한 시인을 취재하여 소개하곤 했기 때문이다.
박용철 시인은 5월 12일에 작고하였다. 당연히 박용철의 고향 광주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수소문해 봐도 시인의 묘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천양희 시인에게서 받은 시집 『새벽에 생각하다』를 읽게 되었다. 심쿵! 요즈음 젊은 애들이 잘 쓰는 말 그대로, 내 심장이 주저앉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읽었던 천양희 시집들과는 달랐다. 어떤 시는 송곳 같기도 하고 어떤 시는 마음을 안마해 주기도 하고 어떤 시는 주먹질하는 것 같고 또 어떤 시는 냉철해서 나의 영혼이 그만 송두리째 얼어 버릴 것 같았다.
그 시들 중에서 백석에 대한 시가 두 편 있었다.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과 일산 백석역을 지나면서 백석의 고향 정주와 연인 자야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었다.
- ‘나도 잘 쓴 한 페이지가 있다’ 중에서
김수영 시인은 생전에, 자주 미제 금이빨의 ‘완강함’을 미국의 힘, 미국의 세계 전략과 비교하면서 “이 금이빨은 미제니까.” 하면서 시니컬하게 웃곤 했다. ‘금이빨과 미제’를 대입하는 것과 같은 엉뚱한 사고방식이 김수영 시인의 독특한 화법이다. ‘미제 금이빨’과 미국의 힘의 경우처럼 어머니의 손과 시, 시의 자유와 38번, 고드름과 냉전 해빙 등…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대입시켜 그것을 통해 극적인 이미지를 창출해내는 것이 시인으로서의 그의 능력이다.
- ‘김수영 시인의 금이빨’ 중에서
김남조 시인은 올해 아흔둘이다. 설명하기 민망하지만, 우리 시단의 최고령이다. 내가 1974년 첫 시집 『유민』을 출간하여 보내드렸더니, 직접 전화를 거셔서 “매우 훌륭한 시집”이라고 칭찬하며 저녁을 함께 하자고 약속했다.
약속 장소인 북창동의 일식집 ‘남강’으로 갔더니, 한승헌 변호사와 함께 먼저 와 계셨다. 천방지축 신출내기 신인에 지나지 않은 내게 용기를 듬뿍 담은 덕담을 해주셨다.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한 장의 앨범 같은 추억이다.
그때 김남조 시인은 (실례가 안 된다면) 40대 후반의 눈부신 미모였다. 나직하게 말하던 그 음성은 얼마나 사람을 감싸고 분위기를 압도하던지 잊혀지지 않는다.
- ‘생애 마지막 시낭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