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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090630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1. 경기 시작 36시간 전
2. 경기 시작 30분 전
3. 1회 초
4. 1회 말
5. 2회 초
6. 2회 말
7. 3회 초
8. 3회 말
9. 4회 초
10. 4회 말
11. 5회 초
12. 5회 말
13. 클리닝타임
14. 6회 초
15. 6회 말
16. 7회 초
17. 7회 말
18. 8회 초
19. 8회 말
20. 9회 초
21. 9회 말
22. 아웃카운트 하나
23. 아웃카운트 둘
24. 아웃카운트 셋
25. 완벽한 인생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수요일은 애매하다. 애매하면 버림받는다. 나는 이십오 년 전 수요일에 태어났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애매했다. 엄마의 사랑도 애매했다. 그래서 두 번이나 버림받았다. 세 번째엔 받아들여지나 했지만 나는 결국 삼진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도무지 현실감이 없는 상태에서 연습투구조차 못하고 멍하니 마운드에 서 있었지만 현실은 더 이상 화낼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상대 팀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포수는 자리에 앉아 자세를 잡았다. 심판이 플레이볼을 선언했다. 나는 내 무덤 같은 마운드 위에서 욕을 내뱉으며 첫 번째 공을 던졌다.
될 대로 되라지.
너클볼을 던지기 위해선 그 모든 힘과 의지를 내려놓아야 한다. 너클볼은 나아가는 방향을 알 수가 없다. 최고의 타자라 해도 너클볼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거라곤 연습해온 대로 배트를 휘두르고 맞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건 투수도 마찬가지다. 일단 공을 던진 다음엔 마운드와 타석 사이를 흐르는 바람에,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 그 미세한 바람에 자신의 인생을 맡겨야 한다. 이런 공에 처음부터 인생을 맡기는 선수가 있겠는가.
자신에게 인생을 열어갈 힘이 있다고 믿는 선수는 너클볼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너클볼은 한 번 죽은 자들의 공이다. 마운드가 무덤처럼 보이는 이들,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평가받는 투수들, 스스로에게 더 이상 어떠한 가능성도 찾을 수 없는 선수들이 야구가 더 하고 싶어 던지는 공이 너클볼이다. 바로 우태진 같은 선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