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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8512019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장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어느 물고기에 대하여 6
2장 개울가에서 14
3장 아주 오래된 궁금증 24
4장 물고기의 눈을 들여다보며 42
5장 프로이트가 트리에스테에서 발견한 것 50
6장 그곳은 꿈의 땅이었다 70
7장 세상의 끝이면서 세상의 시작인 76
8장 물살을 거슬러 헤엄쳤던 시절 98
9장 머지않아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106
10장 더 큰 무엇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 122
11장 특별하고 기이하고 놀라운 128
12장 어떤 동물을 죽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152
13장 으스대지 않는다, 유난 떨지 않는다 164
14장 해류처럼 거대한 인생의 이동 196
15장 집으로 돌아가는 기나긴 여정 208
16장 무엇을 믿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 234
17장 세상은 여전히 여기에 248
18장 자라고, 떠나고, 변하고, 달라진다 28
참고문헌 298
리뷰
책속에서
뱀장어를 둘러싼 질문은 이 질문을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 다른 종류의 끈기를 자극하나 보다. 나는 뱀장어에 대해 배울수록, 유사 이래 뱀장어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 알면 알수록, 더더욱 그렇게 믿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는 우리가 신비에 끌리는 이유는 그 신비의 어떤 면이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뱀장어의 근원과 기나긴 여정은 기이한 신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공감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무엇이다. 고향을 떠나기 위해 해류를 떠다니는 길고 긴 표류, 그리고 더 길고 어려운 귀향길. 이는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감수할 각오가 된 과정과 비슷하다.
사르가소해는 세상의 끝이지만, 세상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신도 뱀장어에 관한 질문에 끌릴 것이다. 뱀장어의 신비로움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 간직해둔 질문을 상기시킨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뱀장어 잡이가 가장 중요했던 유럽의 여러 지역 중, 유명한 대도시는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뱀장어의 주요 도시는 인간의 주요 도시가 아니다. 오히려 특이한 사람들이 사는 특이한 장소들이다. 스웨덴의 뱀장어 해안에 사는 사람들처럼 고집스럽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 대체로 아버지로부터 직업을 물려받았고 힘든 노동과 단순한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의 정체성이 된 사람들, 상식에 어긋나는데도 배를 타고 바다를 오가며 뱀장어를 찾아다닌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비주류가 됐고 권력을 믿지 못했다. 뱀장어 어부는 스웨덴의 뱀장어 해안을 포함한 많은 지역에서 동떨어진 존재였다.
뱀장어의 삶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자연 서식지에서 보는 뱀장어는 상당히 쾌활하다는 인상을 준다. 뱀장어는 좀처럼 으스대지 않는다. 뱀장어는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뱀장어는 환경이 제공하는 것을 먹는다.
뱀장어는 멀찍이서 방관하며, 어떤 관심과 인정도 바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뱀장어는 반짝반짝 생기 넘치며 거칠게 돌진하고 대담하게 뛰어오르는 연어와 다르다. 연어는 자아도취적이고 자만심이 강한 물고기처럼 보인다. 뱀장어는 자기 형편에 더 만족하는 듯하다. 뱀장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유난을 떨지 않는다.
뱀장어는 보다 근본적인 면에서 연어와 반대된다. 둘 다 이동하는 물고기이고, 민물에서도 바닷물에서도 살며 변태를 거친다. 하지만 둘의 생활사는 가장 본질적인 측면에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