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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854008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5-11-01
책 소개
목차
강원, 경기, 서울
경복궁 후원의 앵두나무 / 강화초지진의 소나무 / 시흥시 조남동 측백나무 /
영월 청령포의 관음송 / 정여창 고택의 백석류 / 손기정체육공원의 핀 오크 /
경남, 울산
울산의 오중팔색산춘 / 윤장과 합천 묵와 고가의 모과나무 /
사명대사와 표충비각의 향나무 / 정온 종택의 매화나무 /
한용운과 사천 다솔사 황금 편백나무 / 일직인 손관과 수령 600년의 혜산서원 차나무 /
상주인 이요당 주이와 합천 호연정 은행나무 /
경북
장계향 여사와 영양 낙기대 굴참나무 / 정영방과 안동 송천동 모감주나무 /
정귀령과 풍양 삼수정 회화나무 / 류성룡과 옥연정사 서애송 /
조병선의 심원정 원림과 회화나무 / 주세붕과 풍기 교촌리 은행나무 /
최진립과 경주 충의당 회화나무 / 권오상과 초간 종택의 울릉도 향나무 /
광주
이선제와 광주 광산구의 괘고정수 / 김문발과 광주 칠석동 은행나무 /
광주 포충사 경내의 주목 /
대구
박성수와 달성 파회 마을 탱자나무 / 서거정과 도동 측백나무 숲 /
순종과 달성공원 가이즈까 향나무 / 정구 선생과 도동서원 은행나무 /
서상돈과 천주교 대구교구청 히말라야시다 /
충청
맹사성과 아산 맹씨행단의 쌍행수 / 민병갈과 천리포 수목원의 태산목 /
유청신과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 추사 김정희와 예산 용궁리 백송 /
전남
성능스님과 화엄사의 홍매 / 김영랑과 강진 생가生家의 은행나무 /
오희도와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 달성 배씨의 혼이 깃든 무안 청천리 줄나무 /
법정 스님과 송광사 불일암의 일본 목련 / 서재필 박사와 보성 가천리 뽕나무 /
담양 소쇄원의 일본철쭉 / 변협과 해남군청의 수성송 /
도선국사와 광양 옥룡사 동백나무 숲 / 장화왕후와 나주 완사천 수양버들 /
류이주와 구례 운조루 회양목 / 해남 윤씨의 상징 덕음산 비자나무 숲 /
학포 양팽손과 화순 월곡리 무환자나무 /
전북
논개와 장수군청의 의암송 / 진묵조사와 김제 망해사 팽나무 /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우리 조상들은 크고 오래된 나무를 신성시 여겨왔다. 태풍과 병충해 등 온갖 재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것 자체가 경이롭고, 우주와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신비로움의 대상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서양이라고 다를 바 없다. 나무를 우주수(宇宙樹)라고 부르며 하늘과 땅에 사는 인간 사이를 나무가 이어준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나무 숭배 사상을 알 수 있는 예로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를 들 수 있다. 일연의 《삼국유사》, 〈고조선조〉에 의하면 “환웅은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오니 이곳을 신시(神市)라고 했으며 이분을 환웅이라고 불렀다.” “웅녀는 혼인할 상대가 없어 매일 신단수(神壇樹) 밑에서 잉태하기를 빌었다.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변하여 그녀와 혼인하고 아들을 잉태하여 낳으니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이 내용은 우리 민족이 하늘의 자손. 즉, 천손(天孫)으로 신단수라는 나무를 통해 지상에 내려왔으며, 환웅과 곰 사이에 태어난 단군 역시, 신단수를 통해 하늘이 점지해 태어났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은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티베르 강에 버려져 늑대가 키운 로물루스와 일본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왼쪽 눈을 씻을 때 태어났다는 아마테라스의 후손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즉, 로마나 일본의 시조가 형제나 부부의 싸움, 즉 폭력을 통해 태어났다면 우리 민족은 나무, 곧 평화를 통해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호랑이와 곰을 길들이는 과정도 폭력이나 전쟁이 아니라, 쑥과 마늘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건국신화와 크게 다르다. 우주목 신화는 그 후 삼한에도 이어져 소도(蘇塗)라고 하여 각 고을에 방울과 북을 단 큰 나무를 세우고 천신(天神)에게 제사를 지냈으며, 이 독특한 문화는 솟대와 당산목으로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나이 많고 경륜이 있는 사람을 두고 살아 있는 도서관이라고 한다면, 오랫동안 이 땅에 살아온 노거수는 살아있는 생명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노거수를 신성시한 예는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에서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석가모니는 룸비니 동산에서 무우수 가지를 잡고 태어났으며, 보리수 아래에서 도를 깨우쳤고 사라수 아래에서 돌아가셨다. 석가모니의 일생 중 가장 극적인 행위는 모두 나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불교계에서는 ‘불교의 3대 성수’라 하여 매우 신성시 하고 있다. 예수가 태어나자 동방박사 세 사람이 각기 보물을 한 가지씩 가지고 가서 경배(敬拜)했는데 그 세 가지 보물 중 황금을 제외한 두 가지는 나무에서 추출된 물질이다. 즉 유향(乳香)은 유향나무에서, 몰약(沒藥)은 몰약나무에서 생산된 것이다.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태어난 성인의 일생 역시 나무와 뗄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살아온 나무는 그 긴 세월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우리 인간들에게 위안과 교훈을 준다.
이 책에서는 나무를 자연 과학적 입장에서보다는 그 나무가 그곳에서 자라오기까지의 긴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나이테만큼이나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인문학적인 입장에서 밝혀 보기로 하였다. 다시 말해서 나무의 잎이 무슨 모양인지, 가지는 어떻게 뻗었는지, 어떤 토양에서 잘 자라는지, 과일의 크기는 어떤지, 꽃은 무슨 색깔인지 등을 보기보다는 언제 무슨 연유로 누가 심었는지, 그분은 어떤 분인지, 지역사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나무는 신이 인간에 내린 고귀한 선물이다. 나무와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진데 대해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다만 아직도 많은 노거수가 개발이라는 핑계로 지상에서 사라지고, 어떤 나무는 당국의 무관심으로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보호수 또는 기념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병해충의 피해나, 태풍 등 재해로 멸실될 것을 대비해 유전자 확보나 접목 등을 통해 개체를 증식해 둘 필요가 있다. 현장에 가보면 시, 군의 홈페이지 내용과 현지 안내판의 내용이 달라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다. 나무 높이나 크기는 가변성이 있어 차이가 나도 문제 될 것이 없으나 관련 사람의 이름이나 출생과 사망 연도, 역사적 사건은 일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구시에서는 대구를 빛낸 선생을 위하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조성하고 100주년을 맞는 2007년에는 서상돈과 김광제 두 분을 ‘이달의 문화인물’선정하도록 하였으며 기념우표발간, 국제학술대회의 개최, 흉상건립, 기념음악회개최, 금연운동전개, 관련유적답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필자 역시 기념행사의 일부를 진행하면서 서상돈의 묘소가 있는 곳은 멀어서 못 가고 생가는 복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었는데 대구 교구청에 서상돈이 심은 히말라야시다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성모당, 성 김대건기념관 등이 있는 대구 교구청은 대구 가톨릭의 심장부이다. 그 입구 계단 양쪽에 원래 심은 것은 죽고 새로 심었다는 크기와 굵기가 비슷한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고 그 밑에 서상돈 수식(手植)이라고 쓴 표석이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심은 연도와 목적이 없어 언제, 무엇 때문에 심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일대는 서상돈이 희사한 땅인 만큼 대구 교구가 설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히말라야시다를 우리말로 개잎갈나무라고 하고, 성서에서는 백향목(柏香木)이라고 한다. 구약성서에 무려 70회나 등장하는 성스러운 나무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기둥으로 사용되었던 나무이기도 하다.
-<서상돈과 천주교 대구교구청 히말라야시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