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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543457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2-02-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노을과 노루 / 봄이 머물다 간다 / 반달 / 아내의 코스모스 / 별밥 / 운주사에 가고 싶다 / 마음의 거처 / 노동의 이항 /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 개 / 모루와 마루 / 달의 망향 / 비 / 먼동 / 슬픔에 그을린 얼굴 하나가 / 실직 / 소리의 내부 / 새의 상흔 / 굳이라는 말 / 내 어떤 어린 날은 배추흰나비처럼 / 꽃과 나비 / 혼곤한 잠 / 길의 풍속 / 추파를 던졌다 / 나무의 밀교 / 사랑의 노래 - 하나 / 사랑의 노래 - 둘 / 사랑의 노래 - 셋 / 사랑의 노래 - 넷 / 사랑의 노래 - 다섯 / 내가 먼 날은 / 고래의 생활난 / 너라는 집 안에서 생의 한 주기를 울었다 / 구름의 연대기 / 거룩한 연장 / 눈물 나는 날 / 바람의 순정 / 슬픔의 여울 / 마음이 운다 / 소 / 길 / 그리움 / 섬
추천사 / 박기영
책속에서
꽃이라는 말이 있다
생이란,
기실 알고 보면 여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여기를 닮은 열차 같은 것
그래 맞다, 지네야
네가 꽃이다
나는 이제 부스럼 숭숭 돋은
네 징그런 가시발을 발통이라 이름하마
눈 대신 발로써 평생을 기어 다닌
네 혐오한 몸뚱어리를
피안행 차안발 꽃 열차라 명명하마
그러니,
오늘은 꽉 닫힌 목청을 열고
어디 한번 기차의 흉내라도 내 보거라
화통처럼 기막힌 세월을 불 밝히며
퇴화된 네 눈 안에 달이라도 한 점 부려 보렴
꽤액 꽥,
승객 하나 없는 빈 객차를 거느린 채
어딜 가는지
힘겹게, 저 많은 산과 강을 지나
피안의 거처를 찾아 나선 꽃 같은 갑사야
거기 달처럼 유려하고 강처럼 무장했던
세월이 간다
오늘도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꽃처럼 빛나는 별 몇 번이고 떴다 지고
물그림자 다시 어리고
- ‘네 지친 천 개의 강물 위에는’
시가,
그것이 고요하고 차분한 거라면
참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날은 잠자리처럼
얼마만큼 맘이 들떠있다
날씨는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서
수레국화 한 점 허공에
툭, 따 던지니
어디서 말발굽 소리 들리는 듯
귓속이 우멍하다
여기서 태양까지 가자면
베옷이 필요한데
물살에 실어 보낼 꽃신 한 점 없다
나의 잠은 한동안 깨지 않아도 좋을 만치
혼곤한 것이었으면 참 좋겠다
- ‘혼곤한 잠’
무심했던 맘이여
돌아서면 남이었을 이여
돌아보면 세상천지 꽃 아닌 것 없었다
그대
캄캄한 하늘에 오늘은 달 뜨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그 한 조각 떼어다
쪽박난 내 맘에 걸어놓나니
그리운 이여
그대 그 안에서 꽃처럼 바람처럼
오래 살다 갈 일이다
- ‘사랑의 노래-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