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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민속학
· ISBN : 979115854475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3-12-12
책 소개
목차
1부 영등 신앙
한국의 신할미와 영등할미 / 영등할미는 누구인가? / 이어도의 전설 / 여돗할망과 고동지 / 영등할망과 뽕할머니 / 제주 두무악 / 영등할미의 상륙 / 남해안의 영등 신앙 / 영등할미의 힘
2부 수목 신앙
나무와 인간 / 내 나무 / 소나무와 한민족 / 성주신이 된 소나무 / 성주풀이의 내용 / 성주의 고향 안동 / 〈성주풀이〉 발달사 / 동구나무 느티나무 / 공부나무 은행나무 / 은행나무 전설 / 순흥 압각수의 슬픈 기억 / 학자수 회화나무 / 향기 나는 향나무 / 향나무를 묻다 / 향나무와 봉제사 / 효나무 향나무
3부 칠성 신앙
우리 별자리 / 칠성 신앙 / 노유일체의 윷놀이 / 윷가락의 의미 / 윷판의 비밀 / 손도장(Hand stencil) 기도법 / 성혈(cup mark)의 탄생 / 윷점과 윳뛰기 / 척사의식에서 윷놀이 보드게임으로 / 스튜어트 컬린의 Nyout / 프랭크 쿠싱과 스튜어트 컬린 / 윷놀이와 stick dice game의 유사성 / Medicine Wheel(치유의 바퀴) / 四海一家(사해일가)
책속에서
[머리말]
이 책은 종교 이전에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려 지금도 우리네 삶 속에서 행해지는 영등 신앙, 수목 신앙, 칠성 신앙 등 고유신앙의 사회문화적인 진화 과정과 전파 경로, 다원적 변화에 대하여 구체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그 엉킨 실마리를 풀어 보고자 하였다. 늘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분들 모두 “남의 눈에 꽃이 되고 잎이 되기 발원이요.”라고 영등, 수목, 칠성님께 빌어 볼 판이다.
영등할미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을까? 이 의문의 해답은 신들의 고향 제주도에 있었다. “사공은 사자 밥 지고 칠성판에 오른 목숨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뱃일에 목숨을 걸고 다니는 섬 지역은 전 세계 어느 지역이나 풍신에 대한 신앙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는 해양 문화의 특성상 “절 오백, 당 오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신들의 천국이었다. 영등할미 또한 제주도의 각별한 신으로 마을 단위로 보름 동안 영등굿을 따로 벌일 정도로 각별하게 모셨다. 음력 2월 초하루는 제주 전역에서 맞이굿을 하고, 15일에는 송별하는 배송굿을 하는데, 그 규모는 육지 어느 곳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상당했다.
제주의 영등할망은 단순하게 비바람만 몰고 오는 신이 아니라, 예부터 좀녀潛女 또는 잠수潛嫂라 불리는 해녀들의 수호신으로 보말, 미역, 소라, 전복 등의 씨를 가져다주고, 어부들의 어선을 보호해 주는, 하는 역할이 뚜렷한 해양 신격이었다.
- ‘영등할미는 누구인가?’ 중에서
남해안 지역은 2월 초하룻날 새벽에 영등을 모실 때나 보름에 승천할 때, 각 가정에서 할머니나 어머니가 주관하였다. (중략) 이 기간은“하지 말라”라고 하는 금기 또한 어느 때보다 세었다. 영등할미의 심기를 건드려 동티가 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논밭 갈이 등 땅을 다루는 일이나 해녀들의 물질도 금했다. 하물며 물건을 사고파는 상행위도 금했고, 특히 쌀을 집 밖으로 내는 일을 엄격하게 금했다.
여성들이 이때 장을 담그면 장에 구더기가 생긴다고 금했고, 심지어 빨래도 금했다. 부정을 타면 안 되기에 상갓집에도 얼씬을 하지 않았으며, 아이를 낳은 집은 일부러 피해 다녔다. 특히 이 기간에 혼인을 하면 영등할미의 시샘을 받아 그 부부는 벌을 받아 파혼된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어, 오늘날에도 음력 2월 내내는 결혼식을 피하는 풍습이 이어진다.
영등 금기의 속을 들여다보면, 엄동설한 추위에 바깥일을 해야 하는 여성과 일꾼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슬쩍 비친다. 영등달은 얼음도 녹고 햇볕은 따뜻하지만, 잎샘 꽃샘이라 부르는 겨울보다 더한 찬 바람이 부는 시기였다. 이때 봄이 왔답시고 들일이나 물질을 하거나, 찬물에 손을 넣으면 몸이 상할 수 있기에 이런 금기를 만들어 노동적 약자를 보호하는 참으로 따뜻한 민속이었다.
- ‘남해안의 영등 신앙’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