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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으로 생각하다

노을빛으로 생각하다

김성순 (지은이)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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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으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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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노을빛으로 생각하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609818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1-10-15

목차

5 작가의 말

제1부 노을빛 생각으로

10 노인의 호칭
16 60살이 노인인가
24 인생은 70부터
32 신세대 노인들
40 에이지이즘(Ageism)
46 고령자 운전 유감
53 고독이라는 병
61 그래도 웃으며 살자
69 어른답게 살자
76 감사하는 노년
81 신앙이 장수케 한다
86 죽음은 두려운 것인가
92 효(孝)문화를 생각한다
100 성경에서 보는 효

제2부 언덕에 올라 바라보면

110 서울, 서울 사람
118 광장문화
124 색채환경도 생각해야
129 정치인의 나이
134 시인과 정치
142 소위 코드인사
149 기도하겠습니다
155 인구절벽, 어쩌나
163 붓글씨의 향기

제3부 뒤돌아보며 걷는 길

172 남산골 과수원 추억
178 된장 도시락
182 설렁탕 사랑
187 애마의 추억
195 여의도와 나
201 나와 트럼펫

제4부 배낭 속 추억들

208 서울 둘레길
217 올림픽공원 무궁화길
224 킬리만자로
232 나마스떼, 히말라야
242 남극 나그네
248 남한산 사랑

저자소개

김성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 용산 출생 서울시 근무 30년 중구, 송파구청장 16, 18대 국회의원 시집 『세상을 거울로 보다』 『코뿔소의 눈물』 『노을 너머로』 『스프링 카운티의 봄』 『밤에도 파란 하늘을 그리고 싶다』 『은하수로 흐르는 별』 『노을이 아름다운 시간』 『하늘에 그린 하얀 그림』 『노을빛으로 흐르다』 수필집 『도시의 테마는 사람이다』 『생각하는 노인이 아름답다』 『살림 잘하는 남자』 등 연구서 『노인복지론』 『고령화 사회와 복지행정』 『생활노년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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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인의 호칭

노인에 대한 호칭은 우리나라에서는 ‘노인’이라는 말 이외에는 특별한 용어가 없었다. 연장자를 ‘어른’이라고 부르기는 했으나 그것이 꼭 노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근래에 와서부터 ‘어르신’이라는 높임말을 많이 사용하고, 특히 이 높임말을 공공기관에서 공적 용어로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부터라고 기억된다.
또 ‘노년’이라는 용어도 사용되는데 ‘노인’과 ‘노년’은 그 의미가 다르다. 흔히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고 또 그래도 무방하기는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노인은 사람이 어느 시점에서 늙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에 비해 노년이라 함은 늙음이 계속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즉 늙음의 기간이나 과정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외국에서도 노인 또는 노년에 대한 호칭은 여러 가지로 불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회갑잔치 같은 것은 따로 없지만 60회 생일을 지나면 ‘제3세대층’이라고 불린다. 노년이란 말의 어두운 이미지를 피하고 새로운 세대의 연령층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적극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된 노인을 우대한다는 뜻으로 ‘선배 시민(Senior Citizen)’이라고 흔히 부르며 ‘황금의 연령(Golden Ages)’, ‘우리의 연장자(Our Elders)’라고도 한다.
스위스 특히 알프스 지역에서는 60세 이후의 노년을 ‘빨간 스웨터’라고 부른다. 60회째 맞는 생일에 장수를 기원하는 가족들이 손수 짠 빨간 양털 스웨터를 선물하는 관습에서 생겨난 재미있는 호칭이다. 빨간 옷을 입으면 젊고 힘 있어 보여서인지 호칭 자체에서부터 생기가 솟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는 흔히 50대를 중년, 60대 이후를 노년이라고 하는데 고령화 시대에 맞지 않는 호칭이라 하여 60대 이상을 통틀어 실년(實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특히 1970년대 이후 ‘실버(Silver)’라는 말을 흔히 쓰고 있다. 나이가 들면 은발, 백발이 되는 것에 착안하여 붙인 듯한데 아무래도 늙음을 직접적으로 연상하게 만드는 호칭이다. 이 말은 일본 기차의 노인석에 붙여진 이후 흔히 쓰여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실버산업, 실버용품, 실버타운 등 널리 사용되고 있다.
중국 고전에서는 50·60대를 잘잘못을 깨치는 연배라 하여 ‘지비(知非)’, 세상살이에 귀가 트인다고 하여 ‘이순’(耳順), 들어앉아 손가락질만 한다, 하여 ‘지사’(指使)라고 불렀다. 모두 늙은 사람의 특징을 나타낸 호칭들이다.
논어(論語)에서 보면 마흔이 되어야 세상살이에 불혹(不惑)하게 되고 쉰에 이르러 천명을 알게 되며, 나이 예순이 돼야 옳고 그른 말을 가릴 수 있고, 그러다가 일흔에 이르면 자기 생각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고 했다. 확실히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리를 분별하게 되고 진정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나이가 50에 이르면 한국의 회갑처럼 성대하게 생일잔치를 했고, 출세한 관리들이나 돈을 많이 번 상인들은 40세에도 큰 잔치를 벌였다. 나이 예순이면 세상 어른으로서 큰 축하를 받았다.
물론 모든 나라에서 이런 전통적 풍습은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고령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이제 노인의 개념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명 60세 시대의 노인과 100세 시대의 노인개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이 60에 회갑잔치 하는 예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칠순잔치도 겨우 가족끼리 모여 식사하는 정도다. 지금은 영양섭취와 운동 등 건강관리를 잘해서 나이 70이라도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같은 모임에서는 청년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나이를 먹는 기간 즉 노년이 길다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그 의미가 깊다. 개인적으로는 성취한다는 의미와 깨달음과 무르익음을 의미한다. 그런 뜻에서 50대를 숙년(孰年), 60대를 장년(長年) 그리고 70대를 존년(尊年)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말 가운데 ‘어른’이라는 호칭은 음미할수록 의미 깊은 표현이다. 단순히 나이를 많이 먹은 것만이 아니라 인격이 쌓여 남에게 수범이 되고 오랜 경륜과 사리 분별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만하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고 똑똑해도 나이가 적으면 어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만큼 어른이라는 말은 지내 온 경륜을 중시하는 호칭이다. 이러한 호칭은 아무리 빨라도 나이 50은 넘어야 붙일 수 있으며 대체로 60이 넘은 후에야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존칭이다.
요즘 난데없이 ‘꼰대’란 말이 어른들 입에서, 그것도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 입에서 함부로 쓰여지고 있다. 정당에서 연장자들의 소리가 크면 ‘꼰대정당’이라고 비아냥댄다. 원래 꼰대라는 말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언어’로서 아랫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꽉 막힌 노인을 의미한다. 주로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었는데, 경로사상이 철저했던 시절에는 없었던 새로운 호칭이다. 그런데 지금은 개인이나 조직에서 툭하면 나오는 호칭이 돼 버렸다. 특히 정치권에서 이런 표현을 하는 정치인에 대해선 노인단체 등 시민단체에서 명단을 만들어 낙선운동이라도 벌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학생들이 만들어 낸 은어를 사회지도층에서 생각 없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른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사회적 지도급에 있는 인사들을 우리는 원로(元老)라고 부른다. 이 사회에 그냥 노인이 많아지는 것보다 원로가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로는 자신이나 집단의 이익보다 국가나 사회의 이익을 중요시한다. 그의 말이 어떤 강제성이나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권위와 무게가 있는 충고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우리 사회에서 원로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아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외면하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의 말을 듣기는커녕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해서 그로부터 나오는 옳은 말도 듣기 싫어하는 세태다. 노인이 바른말을 하거나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면 바로 ‘꼰대’가 된다. 아무리 능력 있고 필요한 인재라고 해도 나이가 많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끌어내리는 것이 지금의 사회다. 아니 노인이 지하철에서 청소년으로부터 따귀 맞고, 노인 택시기사가 젊은이에게 두들겨 맞고 죽는 세상이다.
노인이 ‘어르신’ 대우를 받지 못하는 데에는 물론 노인 자신에게도 책임이 많다.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고 현실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이웃을 이해하고 품어주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노인의 자각의식도 변화고 노인에 대한 사회의 요구 또한 달라지고 있다. 노인일수록 교통 등 사회질서를 잘 지키고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자가 70이 넘으면 자신의 생각대로 해도 된다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나이 들수록 더욱 배우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함을 전제로 한 말이다.
노인에 대한 호칭은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크게는 그 사회의 교육정책, 문화와 관련되고 노인 자신에 의해 달라진다.
그리고 노인을 일컫는 호칭도 중요하지만 노년 세대가 갖는 전반적인 문화가 어떻게 변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자면 개개의 노인이 과연 장년이나 존년으로서 사회의 모범이 되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따르고 존경할 수 있는 마음과 행동이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르신’이 되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노인문화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60살이 노인인가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해보니 나는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은 체력으로 측정되었다. 나만이 아니다. 주위의 사람들 거의 모두가 그렇다. 바야흐로 구구팔팔 세상이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 60세가 되면 회갑잔치를 벌이고 노인 칭호가 붙으면서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은퇴 또는 뒤로 물러서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다. 이쯤이면 살 만큼 살았으니 그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산다고 하여 ‘여생’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나이 60에 회갑잔치하는 사람도 없고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도 없다. 옛날보다 30년 이상 더 살게 되었으니 노인의 개념 자체가 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의약기술의 발달과 우수한 영양 및 건강관리, 평생교육 시스템에 의한 각종 노인 프로그램 운영, 인터넷 등을 통한 각종 유익한 정보로 얼마든지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가 있고 장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현행 생활보호법이나 노인복지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이나 제도에서는 노인의 기준을 65세로 정하고 있으나, 65세에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70이 되어도 노인이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이미 80이 지났고 정신이 멀쩡한데도 펄펄 뛰는 청년으로 착각할 때가 많다. 아마 노화와 죽음에 대한 심리적 항거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노인들의 의식과 일반의 노인개념 자체가 크게 변하고 있다.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 중 74%가 ‘70살 이상 돼야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답했다.

젊은 노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정부기관이나 사회의 각 기업에서는 아직도 55·60세 전후를 퇴직 정년으로 잡고 고령자 취급을 하고 있다. 노동 관련 정부통계에서도 55세 이상을 고령 인력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50세 이상 55세 미만은 준고령자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기준이야 어떻든 자신이 노인이라고 의식하는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은 1985년에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로 규정한 후 35년 이상 지나도록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있다. 당시 평균수명이 68.9세였던 것이 지금 83세가 넘었는데도 말이다. 재작년인가부터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을 비롯한 노인연령기준 상향에 관한 논의가 일부 있었는데 지금은 조용해졌다. 아마 선거 앞두고 표 때문일 것이다.
여하튼 대부분의 노인은 70이 지나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고 또 일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사회 여건은 이에 못 따라가고 있다.
인간수명이 연장되면서 일어나는 노인 문제는 어느 특정 개인이나 부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집단화되고 사회문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도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사회적 또는 국가정책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미미하고 관련 기구도 유명무실하다. 아마 권력과 다음 선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문제다.
대체로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선진국들은 ‘활동적 노화’(active aging)를 위한 전문적인 연구와 정책 마련에 적극 팔 걷고 나섰다. 해결해야 할 정치, 사회적 압력이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아울러 WHO에서는 활동적 노화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강, 경제적활동, 사회참여의 기회를 최적화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각국에 ‘일하는 뉴 실버’ 붐을 일으키게 했다.
특히 고령화에 의한 노인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연금기금 고갈에 의한 국가재정문제, 정년연장과 고령노동력의 활용, 자기계발과 사회참여 등 활동적 노화가 활기찬 노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화에 따른 변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노년학(Gerontology)이 1940년부터 학문으로 부각되었고,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더욱 세분화되어 노년병학, 노년사회학, 노년심리학 등 전문분야별로 발전하며 각종 정부정책과 정책학 분야에 파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에 ‘한국노년학회’가 설립되었고 학계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주로 노년병학 관련자들이 많았고, 노년사회학, 노년심리학 등 노년학전문 연구자는 희소했다.
더구나 당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 4%에 불과한 우리의 상황에서 노인 문제에 대한 관심은 저조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차원에서의 정책논의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나는 서울시 사회과장으로 있으면서 이 분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었고 서울시에서부터 장차 다가올 고령사회에 대비한 정책들을 준비했었다.
그 당시에 공부했던 자료들로 국내 최초로 ‘노인복지론’이란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당시 구자춘 서울시장도 고령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 준 것을 지금도 나는 깊이 기억하고 있다. 그분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세상은 엄청나게 바뀌어 가고 있다. 영생을 꿈꾸던 고대 이집트 왕도 모두 갔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도 고작 49세로 객사했고, 장수하려고 발버둥 쳤던 한무제도 54세에 갔다.
이 시대 우리는 1세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 보다 거의 두 배나 더 인생을 누리고 있다. 21세기에 도달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꿈으로만 여겨졌던 노화방지는 그것이 불가능하기만 한 일이 아님이 입증되었고 바야흐로 ‘100세 장수시대’(centenarian)가 열리게 되었다.
1980년에 224명이던 우리나라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의 수가 20년이 지난 2000년에 2,200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하더니, 또다시 20년 지난 2020년에는 2만1,411명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장수 노인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비록 체력은 젊은이들만 못하지만 나름대로 건강관리에 힘쓰며 노년을 보내는 새로운 젊은 노년 세대들이 노래교실이건 시골 논밭이건 곳곳마다 모여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하는 나라가 되었다. 즉 ‘나도 젊은이만 못지않다’는 외침이다.
기원전 500년경 그리스인의 평균수명은 18년, 서기 100년경 로마인의 평균수명은 22년이었다고 한다. 영국도 중세 때 만해도 33년이었고, 미국 역시 1900년만 해도 49년에 불과했었다. 우리나라는 갓난아기의 사망률이 높았던 통일신라시대 평균수명은 10년 안팎이었다고 한다.
1905년에는 남자 22.6년, 여자 24.4년이었고, 해방 당시인 1945년엔 남자 45.6년, 여자 50.7년이었다. 현재 평균기대수명은 83.3년(남자 80.3년, 여자 86.3년)이다.
2020년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10년 후 인류 최초로 여성의 기대수명이 90세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남자도 84세로 초장수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로 코앞이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걱정이 더 크다. 많은 문제가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전염병을 예방한 각종 백신과 페니실린 등 항생물질이 개발된 1930년 이후부터다.
유엔에서는 2050년경의 전 세계 평균수명을 100세로 보고 앞으로는 18세에서 50세까지를 청년이라 부르고, 51~70세를 장년, 그리고 71~100세를 노년으로 정하자는 논의를 한 바도 있다.
분명한 것은 나이 60은 이제 노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각국에서는 앞다투어 정년연장과 고령 인력 활용을 비롯한 고령사회 대책을 서두르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일본이 일찍부터 초고령사회에 걸 맞는 국가정책을 세워 대비해 온 것을 우리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원래 인간은 현재보다 훨씬 더 장수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다.
현대인의 수명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생존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환경오염, 과음, 과식, 편식, 흡연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 각종 사고와 재해 등인데, 이들 요인을 극복하고 예방하면 150살까지는 살 수 있다고 장수학자들은 주장한다.
참고로 수양서(壽養書)에서 보면 사람은 원래 천원(天元)이라 하여 하늘이 주신 명이 60년, 지원 곧 땅으로부터 받은 명이 60년 그리고 인원(人元)이 60년으로 모두 합하여 180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삼가거나 조심하지 않으므로 날마다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키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예컨대 여색을 탐하여 천원의 수를 깎고, 안절부절 스트레스로 지원의 수를 깎으며, 폭음폭식으로 인원의 수를 깎는다고 한다. 그래서 백수도 채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생활에 주의를 기울이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며 작은 일부터 실천해 가면 백수를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세포생물학자였던 한상수 박사도 사람의 수명을 노화의 세포유전설에 입각하여 계산하면 150세까지는 살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노화전문가들도 30년 안에 120살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아담은 930살까지 그리고 노아는 950살까지 살았다. 대홍수를 거치면서 인간의 수명은 크게 단축되어 아브라함이 175살, 모세가 120살까지 살았다. 구 소련의 미스리모프라는 사람은 168세를 그리고 일본의 이즈미 시게요라는 사람은 120년을 살았다.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각국에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데 앞으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얼마나 나와서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따라 인간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끊임없는 장수 욕구로 위의 감수요인들을 제거하면 150살까지의 수명연장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현재의 사회시스템 자체를 고령사회 내지는 초고령사회에 맞도록 개조해 나가야 한다. 노인의 개념부터 바꿔야 하고 고령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이 논의되어야 한다. 한창 일할 나이인 70도 안 되어 일터에서 물러나 유용한 인력을 낭비케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노인 스스로 사회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에 대비하자면 반드시 고령 인력 활용이 필수적이다. 노인 개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일하지 않으면 생계가 막연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비록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젊은 노인’들이 매미처럼 노래만 부르며 살 수는 없다. 축복인 장수시대가 곧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노인참여와 노후 삶의 보람이 함께 보장되는 사회가 고령사회 대책의 핵심이다.
이제 나이 60은 노인이 아니다. 사회의 중추인력이고, 일하고 배우고 참여해야 할 한창의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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