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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58791735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불구대천(不俱戴天)
복룡봉추(伏龍鳳雛)
우승열패(優勝劣敗)
간녕사지(奸佞邪智)
자업자득(自業自得)
리뷰
책속에서
“뭡니까?”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권총을 꺼내 들었다.
“꼼짝 마.”
말하기가 무섭게 총구를 남자의 가슴으로 향하고 슬라이드를 당겼다. (…)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을 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고꾸라졌다. 엎드린 자세라서 탄환이 등으로 관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장 부근을 관통했을 터이지만 주의에 주의를 거듭해서 한 발 더 같은 자리를 겨눈다.
푸쉭.
남자의 몸은 크게 상하로 한 번 들썩이더니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제법이야, 하고 나는 자화자찬한다. 단 두 발로 조금 전까지 살아 있던 인간을 생명이 없는 정물로 만들었다. 마치 평판 높은 살인 청부업자 같지 않은가.
말도 안 되는 행위라도 두 번째가 되면 익숙해지고 불필요한 동작도 없어진다. 처음 사람을 쐈을 때는 급소도 빗나가고 숨통을 끊는 데 다섯 발이나 썼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이렇다. 어쩌면 이게 내 적성에 맞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술자리에서 진지하게 물은 적이 있다. 승진 시험도 쉽게 통과할 텐데 왜 출세하려 하지 않느냐고.
그러자 부스지마는 뭘 이제 와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듯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야 출세하고 나면 직접 추궁할 대상이 직장 내로 한정되니까 말이지.
농담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납득이 갔다. 이 남자는 천성이 사냥개로 사냥감을 찾아서 모는 것이 즐거워 어쩔 줄 모른다. 단, 보통 형사는 다리품을 파는 데 반해 부스지마는 오로지 말을 사용한다.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는 경시청 제일이라는 평이 괜히 나온 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