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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2470
· 쪽수 : 117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문득
장수풍뎅이 13
성북동에 가면 14
문득 15
나는 누구인가 16
중앙도서관 17
청명 18
작자 미상 20
한 여자 21
통영횟집을 나오면서 22
다들 제자리에 있다 24
별일 없음 25
방금 쓴 시 26
거대한 비현실 28
내 시 어떤가요 29
경주를 떠올리는 방식 30
그런 게 있다 32
그건 그렇고 33
어제 온 가을 34
나의 마흔, 봄 36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37
세상 뜰 때 38
문장강화 40
악보에 없는 밤 41
생거짓말 42
시는 설명이 아니다 44
그건 그렇고 45
서촌기행 46
지금 뭐해? 48
개운사 49
한 편의 시 50
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52
하여간 그 사람은 53
정라진항 54
춘몽일장 56
하루하루 57
제2부 서로 사는 순간
가을 저녁의 시 61
철학 한 잔 62
그건 그렇고 64
봄 특집 65
초가을 개심사 66
밤 68
횡성휴게소 69
단지, 그렇다구요 70
파도 칠 때마다 72
안인진에서 73
그건 그렇고 74
시 같은 소리 75
남원주 실황 76
나는 웃고 있네 78
슬픔이라는 노동 79
맹방 80
찌그러지는 연습 82
저기 한 사람 83
오래된 잡지 84
겨울 햇살 한 줌 쥐었다 놓기 86
아무 일도 없어요 87
그래도 좋다 88
나는 웃고 있네 속편 89
별다른 일 없다 90
서로 사는 순간 92
보헤미안 비스름하게 살지 못한 죄 93
나의 훗날 94
무릉을 지나가며 95
그러던 어느 날 96
마지막 사랑 97
더 끝났다 98
한 잔 더 99
저 한국문학사 100
해설 언어의 문밖으로 떠나는 詩 / 강경희(문학평론가) 103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 편의 시
내가 쓴 시를 읽어보면 내 뜻대로 쓰인 시는
하나도 없다 누가 대신 썼다는 말이 아니다
첫 줄을 쓰고 나면 그 줄은 제 힘을 갖는다
고칠 수 없고 지울 수도 없다
참고 다음 줄을 묵묵히 두드린다
내가 쓴 말이 시를 끌고 간다
내가 끌려간다는 말도 된다
이게 나의 시였던 것
내가 시 한 편을 썼다는 것은
시 속에서 온갖 유혹과 쓰라림과 헷갈림과
한심함과 뒹굴며 살았다는 뜻이다
말을 고르고 문장을 만드는 일이 겁난다
내가 쓴 시에 서명하는 게 웃프다
내가 쓴 시 속에 내가 없다
시 속의 내가 나로 둔갑하기도 한다
미칠 노릇이 아닌가
시를 다 쓰면 시 앞에 묵념하고
시 몰래 나는 행간 밖으로 걸어나온다
또, 어디로 가야 하나
이 나이에 시에 속기는 싫다
시를 쓰면서 번번이 터득하는 쓸쓸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