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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153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마감 뉴스 13 이달의 거리 14 적도 16 우산은 오는데 비는 없고 18 금지된 대낮 20 오팔지 바다 바깥 마을들 22 낮달 완구점 24 순환자원 수집가의 도로 끝 26 찜통더위를 닮은 죽음 27 두더지 소녀 상경기 28 올바른 독서 30 번지 32 흩어짐의 둘레 34 형광등 37 도채비 에이드 38 가위 40 몽상가들 42 빙점, 산비둘기 시계를 안을 루하에게 44 블루 직소퍼즐 46 구부러진 구름 47 공휴 48 황금맨발의 사랑 50 빗물누각 52 열매들의 반란 54 따귀들 56 서어나무숲 58 순 60
제2부
멜라스치에나공화국 63 입학 64 불두화가 피웠다 66 덩이 68 입양할 아침 70 파랑은 나의 힘 72 숙자 씨가 왔다 간다 73 레코드판 76 세로줄 여자 78
비누 80 이름 82 기타의 아이 84 냉장고가 울었다 86 나비매듭 88 어머니가 기와를 먹는다 90 국물 92 울음의 페달 94 샴푸의 요정 95 가방 96 파스 98 그녀가 돌아눕는다 100 섬섬옥수 102 오늘의 파마 104 조금 촌스러운, 가족 말 106 감자의 능선 108 쿵 110 토성 고리 112
해설 내 안의 상처와 고통은 어디에 있나요? 113
조동범(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나가는 키 작은 어린 행인의 정수리, 새파란 하늘
무심히 바라보아서 거슬리던 그의 전봇대와
구급차, 핑 돌던 오후였거든요.
안테나 들것에 실려 가던 혼자였거든요.
엎어진 보일러처럼 쏟아지던 졸음 속에
흩뿌려놓은 수만 가지.
이토록 아득한 노래는 듣고 싶지 않아서
시커멓게 태운 보리 사이에
붉은 장미를 꽂습니다.
―「찜통더위를 닮은 죽음」 부분
난 몰라요 모르는 일이에요, 몰랐던 일이에요
어린 따귀가 늙은 따귀에게 말을 거는
뜨겁고 고독한 땅 어디 없나요
따귀를 때린다는 것은 원수의 적막 속에다가
울음소리를 새겨 넣는 일이었을 거예요
적을 잠깐만 화끈하게 사랑하는 일이었을지도 모르죠
뺨에 달라붙어 뜨거워지는 따귀가 그리워질 때 있겠죠
궁금한 것도 많지요 따귀들, 따귀들
먼 땅으로 가서 제대로 뜨겁다 오면 어떨까요
―「따귀들」 중에서
기타 줄에 매달린 빨래들이 밤바람을 조율하던 밤, 엄마의 밥을 먹고 밥 딜런이 된 남자의 몸속에서 기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구두 굽 속에 구름을 쑤셔 넣고 셔츠 깃을 세우는 밥 딜런, 엄마는 기타 가방 속에 밥 딜런을 접어 넣고 지하상가 귀퉁이에 버렸다 그 남자 찾아와, 밤마다 담벼락 밖에서 기타 줄을 퉁기며 별의 모서리처럼 울었다
엄마는 말했다
그대를 두 번은 키우고 싶지 않아
―「기타의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