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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143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반달 13
어린 왕자를 기다리며 14
틸란드시아 16
억새꽃 18
잃어버린 의미 20
코리안 숏헤어 22
나목(裸木) 23
사과를 깎으며 24
풍등이 날다 26
마녀의 방 28
배꼽참외 30
까치밥 32
나는 바비인형과 논다 1 33
나는 바비인형과 논다 2 34
단죄 36
제2부
새를 부르는 여자 39
밥상의 처세술 40
햇빛 재단사 42
곰삭힘에 대하여 44
타워크레인 46
적석산을 오르며 47
Bye Bye 48
내 이름은 레커 50
루왁이라 쓰고 으악으로 읽는다 52
화강암 54
홍학 55
이삿날 56
점심 58
어떤 강의 겨울 60
담배 피우는 여자 62
제3부
데스마스크 65
식구가 늘었다 66
야자수 아래에서 68
내집증후군 70
눈물에 대하여 71
굿바이 미스터 김 72
신(新) 가계도 74
장미공원에서 76
제비꽃 77
한글 비석 78
고목 80
어머니 82
호박을 긁으며 83
지팡이로 살다 84
못걸이 86
그거 88
제4부
연필 91
역(驛)은 멀어지고 92
논고둥 94
꽃의 성향 96
사모론 97
주단 꽃 피고 98
돌담 고사리 100
달빛 클래식 102
해운대 촌국수 103
홋카이도는 알고 있다 104
한국전망대에서 106
십자가 목걸이 108
보호자 110
강둑에서 111
빙의 112
해설
고영(시인) 113
저자소개
책속에서
반쯤 살아온 날보다
반쯤 살아갈 날이
보다 다정하고
보다 투명하고 싶다
태엽처럼 풀린 일상을 충전하는 밤
달빛에 비친 내 두상이 반쪽이다
- 「반달」 전문
애인 가운데 가장 어린 애인이
전 애인의 아이를 낳았다
하혈을 하고
구급차에 실려 가기까지
임신한 사실과
누구의 아이인지도 몰랐다
애인은 산모이기를 포기한 뻐꾸기 같았다
늦은 밤 뻐꾸기시계가 울면
내 목에 모빌을 매어두고
몰래 병원을 빠져나갔다
애인은 눈이 예뻤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너무 많은 애인을 남겨두고
애인이 사라졌다
- 「코리안 숏헤어」 전문
홍어에게 대충은 없다
대충은 삭힘이 부족하다는 건데
부족은 매운맛이 떨어진다는 건데
상에 오르며
얼굴 붉은 굴욕감만 게워낼 뿐이다
살아서 팔짝팔짝 뛰는 놈보다
바닥에 배 깔고 바짝 엎드린 놈
축 늘어진 놈을 처넣어야 한다며
홍어 속살 같은 볼그레한 아버지
이 악물고
아가리 틀어 항아리에 욱여넣는다
사나흘 푹 재우고
날갯살보다 뱃살 도마에 발라
왕소금에 한 점 콕 찍는다
애간장 녹이는 놈,
젠체하는 놈,
빵빵대는 놈에게 코를 꿰고
구린 놈,
줄행랑이나 놓을 줄 아는 얼빠진 놈, 놈
몸값은 제대로 하나
삭히는 법 잘 따르나
막걸리는 발효되기 전에 바닥 드러난다
― 「곰삭힘에 대하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