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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235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1-08-27
책 소개
목차
제1부
매미 13/밥심 14/지네 16/지렁이 17/씨감자 18/나무도마 20/민들레 21
접다 22/눈물이라는 주책 24/집을 허문다 25/효자손 26/불을 굽는다 28
봄비 30/꿈꾸는 감자 31/바람개비 32/아궁이 34
제2부
종이액자 37/어머니 38/마른장마 40/거짓말 1 42/거짓말 2 43/거짓말 3 44/거짓말 4 45/거짓말 5 46/하모니 47/별거 아니다 48/사탕발림 50지팡이 52/지워진 지문 54/고백 56/섬돌 57/낮잠 58/방음벽 60
제3부
종합병원 63/물 64/나무도 맛이 든다 65/봄을 훔치다 66/당산나무 68/고장 난 시간 69/호미 자리 70/골짜기 72/침묵 73/그늘 74/관계 76/상처 없이 피는 꽃은 없다 77/월복(越伏) 78/껍질 벗기 80/어느 가을날 문득 81/저수지가 익어가는 마을 82/어떤 죽음 84
제4부
가시 87/장터 88/삽시도에서 89/애기똥풀꽃 90/분천역 92/청산도 아리랑 1 94/청산도 아리랑 2 95/청산도 아리랑 3 96/청산도 아리랑 4 97/청산도 아리랑 5 98/가을 99/강원도 100/삼길포 102/자화상 103/깊은 불 104
해설 시간의 주름을 위하여/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금니 채워진 사람은 밥힘이라고 하고
앞니 빠진 사람은 밥심이라고 하던데
이 빼고 틀니로 바꿀
때가 되다 보니
밥심이 맞지 싶다
밥알 하나에
팔십 번 손이 가야 한다는 옛말이
말뿐이것냐
논두렁 밭두렁 걸어보지 못한
부지깽이도
모든 일엔 정성을 드려야 한다는 뜻
아닌가 싶다
미안하다
빵을 더 먹였지 싶다
잘못은 나만 할 테니
밥힘으로 살어라
달리 보약이냐
심덕 곱게 써서
살다 보면
약이 되는 거여
- 「밥심」 전문
노안 들면 우물 하나씩
생긴다더니
주책을 들고 나온다
아프지 않아도
알아서 고이고
알아서 먹먹하게
말라붙는
그러다 넘치면
가슴 안쪽으로 흐른다
약이 없다
- 「눈물이라는 주책」 전문
틀니 닦으며 말했습니다
감사할 일이 많다고
아침에 눈뜨는 일도 감사
숨 쉬는 일도 감사
나뭇잎이 제멋에 흔들리는 것도
다 귀향 보낼 말이었습니다
등 따시고 배부를 때
부르는 콧노래라고
어금니 흔들리고 사랑니 지고 나니
주름은 바퀴벌레보다 무섭지만
강아지 소리에도 웃음이 나고
풀잎들 이름도 불러봅니다
당신 말이 들립니다
오후 여섯 시
오물오물 나이를 씹어 봅니다
- 「마른장마」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