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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945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3-05-29
책 소개
목차
제1부
나의 정원•13/하품까지만 사랑해•14/빛의 날씨•16/당연한 잊음•18/가든한 바다•20/낭만의 역할 2•22/보편적인 슬픔•24/유자차를 타는 시간•26/첫 줄•27/환절기의 밤•28/고요한 외로움•30/녘의 시간•32/무늬의 색•34
제2부
벽에 기댄 화분•37/우리의 바다•38/빈 소녀에게•40/커튼의 속도•42/접은 말들•44/아주 조용한 이야기•46/오롯한 밤•48/설익은 밤•49/끝의 마음•50/위로의 자리•52/그만큼의 이야기•54/모든 요일은 환절기•56/잊을 자리•58
제3부
노인과 숲•61/우주의 기억•62/블랙홀•64/잊힘에게•66/외출•68/깊이에게•70/벙긋한 밤•72/완전해지는 밤•74/구름과 그네•76/일종의 마음•78/보색에게•80/Dear•82/언제의 시간•84
제4부
가장 작은 위로•87/배웅•88/어쿠스틱 방•90/넉넉한 일•92/홍차•94/낭독회•96/시간의 겹•98/다정한 여름•100
해설 장예원(문학평론가)•10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든 꽃을 말리는 것이
떠난 사람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라 했다
시든 꽃에 매일 물을 주었다
다시 피어나지 않을 약속을 알지만
떠나보지 않았다면
꽃은 밤이 슬픔임을 알지 못했을 거야
더는 자라나지 않는 감정을
지켜주고 키워주고 보듬는 오늘은 무얼까
아끼는 날들에 내일이 없는데
묵묵한 날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말린 꽃은 어제보다 오늘 더 꽃이 아닌 꽃이 되어간다
우리처럼
나는 너를 사랑했으므로
오늘도 물을 준다 자라나는 만큼 자라지 않는 것들에게
― 「나의 정원」 전문
창밖을 보다가 우리는
다른 나무 위를 걸었다
꼭 잠들기 전까지만
달이 서로 다른 아침을
해가 서로 다른 밤을
따로 또 같이 만나듯
그렇게 걸었다
같은 창으로 다른 오후를 만나는 것은
다른 창에서 같은 목도리를 두르는 것은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일
서로를 향해 뒤로 걷다가
서로의 꿈을 꾸다가
서로를 위해 꿈이 되는 일
각자의 세계로 가는 시간,
하품 앞에서
잠시 사랑도 꿈을 꾸게 하자
꼭 잠들 때까지
― 「하품까지만 사랑해」 전문
책갈피를 꽂아둔 문장이 사라지는 꿈을 꿨다
어느 날이 모든 날이 되는 것
그것을 겹이라고
가만한 모든 것에도 때가 있어서 곳곳이 다정하고
어떤 날도 보통보다 평범하지 않았다
가장 보통의 우리는
시간을 돌아가 본 사람
조각은 맞추지 않을 때 더 빛난다는데
조각의 겹은 희미하고
희미해진 녘들 사이로 잊지 않기로 한 순간들이 있다
여행의 끝에 서 보면 잠잠한 모든 것에는
우리가 있었다
사랑한 모든 것들이 가진 그림자의 이름으로 녘이 되고
낮잠에서 깼다
며칠이 지났다
한때 모든 것이었던 가을 방학처럼
― 「녘의 시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