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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발성법

나무의 발성법

박완호 (지은이)
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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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발성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무의 발성법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843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5-03-31

책 소개

박완호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박완호는 시인이자 현존재로서 날카롭게 감각을 벼리면서 시대 인식에 대한 균형도 잃지 않는다. 굴곡진 시대를 살아오는 동안 반응해 온 안티 감각을 자연 표상, 정신 표상, 현실 표상 등을 통하여 매우 심리적으로 담아낸다.

목차

제1부
그림자의 그림자로라도•13/황홀, 가난한•14/도산검림(刀山劍林)•16/달동네 쪽방살이•18/봄의 무반주를 듣다•20/겨울 경포•21/시인•22/번지점프•24/달동네 집 찾기•26/게릴라•28/반골•29/나무의 발성법•30/고요에 관해 말하기까지는•32/달팽이관•34

제2부
설국에서 온 전언•37/공중의 완성•38/산문 닫힌 저녁•40/종이에 살을 베이다가•41/양팔 문신•42/초저녁 슬픔•44/귀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45/나의 국어 선생은•46/꿈 마실•48/앉은뱅이책상•49/오후의 감정•50/울음의 관찰•52/꿈꾸는 유모차•53/왼편이 아프다•54/훗날의 꿈•56

제3부
고드름•59/기린•60/새를 하시겠어요?•62/그건 내가 아니었다, 고•64/그림자 말씨•66/백할미새•67/고양이의 변주•68/되게 헐거워져서•70/노숙•72/혓바늘•74/가문 겨울밤의 노래•76/천일취•77/끝말이 멋진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싶은•78/달리,•80

제4부
미괄식으로 꽃피고 싶다•83/비껴가는 나무들처럼•84/별빛•86/인공 슬픔•88/읽다 만 책•90/흰 달•91/죽은 염소를 생각하다•92/홀수•94/다른, 얼룩말 편들기•96/홍매화는 피려다 말고•98/쉰아홉•99/개소리에 대한 고찰•100/살구•102/너는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103/맨 끄트머리•104

해설 김효숙(문학평론가)•105

저자소개

박완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1991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누군가 나를 검은 토마토라고 불렀다』 『기억을 만난 적 있나요?』 『너무 많은 당신』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 『아내의 문신』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내 안의 흔들림』 등이 있다. 김춘수시문학상, 한유성문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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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아직 나를 버리지 못하고 허울뿐인 이름에 손발 묶인 채 몸통 없는 그림자로 살아간다 나를 까발리면 나는 어디로 가버리고 모르는 누군가가 거기 덩그러니 남는 생의 쳇바퀴, 돌고 돌아봐도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길을 간다 누가 나를 부르나,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누구의 이름을 불러도 혼자만 남게 되는 이곳에서의 삶이란 얼마나 쓸쓸하게 빛나는 건지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텅 빈 몸통 같은, 조금 전의 나를 떠나보내고 아직 오지 않은 나를 불러대는 저 투명한 손짓들, 하지만 그림자의 그림자로라도 이 세상을 버텨낼 것이다, 라고
오늘 나는 또 쓰는 것이다
― 「그림자의 그림자로라도」 전문


씨앗이라고, 조그맣게 입을 오므리고
뿌리 쪽으로 가는 숨통을 가만히 연다.
새순이라고 줄기라고 천천히
좁은 구멍으로 숨을 불어 넣는다.
길어지는 팔다리를 쭉쭉 내뻗으며
돋아나는 가지들을 허공 쪽으로
흔들어 본다. 흐릿해지는 하늘 빈자리
연두에서 초록으로 난 길을 트이며
이파리가 돋고 꽃송이들이 폭죽처럼 터지는 순간을 위해
아직은 나비와 새들을 불러들이지 않기로 한다.
다람쥐가 어깨를 밟고 가는 것도
몰래 뱃속에 숨겨둔 도토리 개수가
몇 개인지 모르는 척 넘어가기로 한다.
하늘의 빈틈이 다 메워질 때쯤
무성한 가지들을 잘라내고 더는
빈 곳을 채워 나갈 의미를 찾지 못할 만큼
한 생애가 무르익었을 무렵
가지를 줄기를 밑동까지를 하나씩 비워가며
기둥을 세우고 집을 만들고 울타리를 두르고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의자와
몇 권의 책 빈 술병을 올려둘 자리를 준비한다.
그리고는 어느 한순간 잿더미로 남는
황홀한 꿈을 꾸기 시작하는 것이다.
더는 아무것도 발음할 필요가 없는
바로 그 찰나, 나무는 비로소
한 그루 온전한 나무가 되는 것

나‐無라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천천히 발음해 본다.
― 「나무의 발성법」 전문


눈의 나라에서 생기자마자 지워지는 발자국들을 본다. 크고 작은 깊고 얕은 흔적을 남기며 저마다의 순간을 감당하는, 휘어진 자작나무에 얹히는 눈의 무게 같은 고뇌들. 가장 뒤늦게 다녀갈 누군가를 위해 순서 없이 나부끼는 눈송이들. 어두운 한낮의 눈보라를 헤치며 나아가는 더딘 걸음들.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이란 절망 아닌 희망이라며, 우주를 가로지르는 빛이 지나온 길을 되새기게 하는 글자들. 흐트러진 활자판처럼 회오리치는 눈발 속을 날아가는 흰 새 떼. 앞서간 발자국 위에 찍히는 새 발자국들. 오고 나며 가고 죽는 것이 이음동의어가 되는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태어나는 순간 낡아가고 낡아지는 순간 새로 태어난다. 이 순간만이 온전한 제 몫이란 걸 깨달으며 싱싱하게 낡아가는 불립문자가 문득문득 낯설어지는 경계를 넘나들기 시작한다.
― 「설국에서 온 전언-북해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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