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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91194880318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목차
진실에 대하여: 개소리가 난무하는 사회에서
해제|한성일(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다시 말해, 나는 개소리의 특징이라고 여기는, 진실에 대한 무관심이 왜 그토록 나쁜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진실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며, 어느 정도 기꺼이 인정할 것이다. 다른 한편, 진실을 그토록 중요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기꺼이 공들여 고찰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 사회에—일부는 의도적이고 일부는 단순히 우발적이지만—개소리와 거짓말을 비롯한 여러 허위와 기만이 끊임없이 넘쳐 난다는 걸 안다. 하지만—적어도 지금까지는—이런 부담 때문에 우리 문명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는 않았다. 어떤 이들은 어쩌면 이런 사실을 만족스럽게 여기면서 아무튼 진실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며, 우리가 진실에 크게 신경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내가 볼 때, 이런 태도는 한심한 실수나 다름없다. 따라서 여기서 나는—《개소리에 대하여》의 일종의 속편으로, 또는 하나의 서론 격의 탐구로—진실이 실제로 갖는 현실적, 이론적 중요성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한다. 우리가 대체로 그런 사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말이다.
진실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지적하려고 할 때,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겠지만 그럼에도 의문의 여지 없이 적절한 하나의 생각이다. 바로 진실은 종종 대단히 많은 현실적 효용이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볼 때, 모름지기 최소한으로나마 기능하는 사회라면 끝없이 변화무쌍한 진실의 효용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어쨌든 사회가 진실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면, 공적 사무의 가장 적절한 처분과 관련하여 어떻게 충분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야심을 성공적으로 추구하고, 또 사회의 여러 문제에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그 사회가 어떻게 번성하거나 심지어 생존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우리는 진실 없이는 살 수 없다. 잘사는 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무튼 살아남는 법을 알기 위해서도 진실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런 사실은 쉽사리 알아채지 못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걸 적어도 암묵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또한 진실이 우리가 무관심해도 되는 믿음의 어떤 특징이 아님을 (이번에도 역시 적어도 암묵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무관심은 단순히 게으른 경솔함의 문제가 아니다. 금세 치명적인 문제임이 드러난다. 우리가 진실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정도만큼, 많은 것들에 관한 진실을 향한 바람, 또는 진실을 손에 넣으려는 노력을 타당하게 자제할 도리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