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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11120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10-20
목차
문밖으로
서평 ㅣ 한혜경
1. 뿌리
돌아가다
구렁재 신화
재실 고모
종부(宗婦)와 종손(宗孫)
구봉산 종점(終點)
이제는 부모를 버려야 한다
미안해요
비밀(祕密)
2. 그때 거기
찬란한 외출
학교 가는 길
염소 똥 반찬, 깜장 색 얼굴
박카스 선생님
갈증(渴症)
그해 겨울, 미운 햇살
꽃들의 아우성
여기나 거기나
3. 벌거벗은 초상(肖像)
갇히다
두고두고 아플 거면서
쑥대밭 위 부추꽃
거울 앞에서
쥔과 객(客)
노랑보다 하양
파 빼기, 둘
꼬락서니하고는
4. 오가는 길에
서울 나들이
봄꽃보다 늦단풍이
그들도 추억할 수 있을까
소리 잡담(雜談)
못난이 예찬
훔쳐 온 정원
겨울나기
전염병, 장마 그리고 옛사랑의 함수관계
5. 아날로그형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
시래기 임자
공짜 있다
요즘 세상, 별 따기
눈은 구백구십 냥
기다림, 나에게 다가온
사과나무 아래서
원 플러스 원을 거부하다
흰 눈밭에 주홍 꽃이
6. 에필로그
게으르길 잘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산에서 내려와 논두렁으로 접어들었다. 이십여 년 전 이곳에서 아버지와 나눈 대화를 알 리 없는 꼬마가 느닷없이 아빠도 돌아가느냐고 묻는다. 늙으면 다 죽는다던 아버지의 말씀이 혀끝을 맴도는데 뭣 때문인지 망설이며 묻지 못한 ‘왜요?’라는 질문을 이 아이는 바로 던진다. 다른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같은 얘기를 나눈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람이 왜 죽는지 여쭤볼 아버지는 곁에 없고 그의 아들은 그걸 핑계 삼아 입을 굳게 닫는다.
―<돌아가다> 중에서
그날 이후 오랫동안 나에게 구봉산 종점은 세상의 끝으로만 남아있었으나 사십 년 넘는 긴 세월은 나를 끊임없이 일깨웠다. 완벽하게 행복한 삶도 유별나게 불행한 인생도 없다고. 죽을 때 가져갈 것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은 꿈과 사랑뿐이라고. 광산촌 모든 것을 송두리째 팽개치고 떠나왔다는 죄책감이나 유년의 시린 기억을 돌아보기도 싫다는 비겁함 때문이었을까. 깊이 묻어둔 그리움을 애써 외면하며 종점 찾아가기를 한사코 망설였는데….
―<구봉산 종점(終點)>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