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0454
· 쪽수 : 10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소금사막 | 어두워지는 일 | 벼루 | 갈 봄 없이, 저 꽃 | 내 마음의 우포 | 곁 | 둥근 것만 보면 나는 | 이카루스 | 그 겨울 땅끝 | 만해마을에서 | 이상한 셈법 | 봄 | 유화柳花, 버드나무 서신 | 땅끝마을 동백 |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월훈月暈 | 단란한 허기 | 손가락부처 | 지고이네르바이젠 | 엄마
제2부
초승달 | 수련 | 기리는 노래 | 입동 | 바람 | 종이무사 | 새 | 지붕 | 사과의 배꼽 | 아침 이슬 | 봄 | 각설탕 | merry-go-round | 神의 증거 | 고해 | 한밤의 몽상 | 어느 만년 꼴찌 선수의 최후승리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연애 | 매화나무 가지 위에 뜬 달 | 코스모스 | 나무
제3부
모두가 아는 골목의 비밀 | 도시의 인어 | 실종 | 누란의 집 | 시화호 갈대 | 중앙역 | 어떤 동거 | 선물 | 카르페 디엠 | 터미널 국밥집 | 관계를 건너는 법 | 다정한 밥 | 詩 | 토르소 | 올해의 시 | 말들의 해변 | 거울 | 전대미문 유의어 사전의 어느 페이지 | 수족관 앞에서 | 선종 | 달맞이꽃 이야기 | 지혜 | 다행한 일
발문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난 생
아마도 난 북재비였는지 몰라
눈시울 붉게 젖은 노을을 등에 업고
꽃 지는 이산 저산을
넘던 그 시름애비
어쩌면 그 손끝 뒤채던 북일지 몰라
그렁그렁 눈물굽이 무두질로 마르고
소슬히 닫아건 한 채
울음집인지 몰라
그렇게 가슴 두드려 텅텅 울고
텅텅 비워
가시울 묵정밭 지나 산머리에 이르러는,
마침내 휘이요 ─ 부르는
휘파람 된지 몰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전문
가시라도 욱여넣어 세 들어 살고 싶네
서름서름 눈물도 초록으로 깊는 날
그 집의 빼도 박도 못할
주인이 되고 싶네
황금빛 눈동자 햇살 아래 여물고
너그러운 가슴은 심지 더욱 굳다가
단 한 번, 허공을 베는
수직의 칼 되겠네
무적無籍의 바람으로 적막을 깨뜨리며
다 지우고 깨끗이 져 터진 발 내려놓고
고요와 쌍동밤처럼
둥근 잠에 들고 싶네
-「둥근 것만 보면 나는」 전문
나무에 매달린 건 아직 사과가 아니네
그것은 가지가 피운 단지 하나의 정념情念
나무의 거친 생각이
부끄럽게 익어가네
탯줄을 끊고서야 비로소 사과이네
‘나무’도 ‘열매’도 아닌 오직 한 알의 사과!
저 배꼽, 힘찬 결별이
사과를 만들었네
―「사과의 배꼽」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