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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0201444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0-08-05
책 소개
목차
여성의 애독서 │ 기도자와의 대화 │ 술 취한 자와의 대화 │ 브레스치아의 비행기 │ 어느 청춘 소설 │ 영면하게 된 어느 잡지 │ 막스 브로트와 프란츠 카프카의 『리하르트와 자무엘』의 제1장 │ 큰 소음 │ 마틀라르하차로부터 │ 양동이를 탄 사나이 │ 어느 투쟁의 기록 │ 시골의 결혼 준비 │ 마을 선생 │ 나이 든 독신주의자, 블룸펠트 │ 다리 │ 사냥꾼 그라쿠스 │ 만리장성의 축조 │ 마당 문 두드리는 소리 │ 이웃 │ 튀기 │ 일상의 혼란 │ 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 │ 세이렌의 침묵 │ 프로메테우스 │ 도시의 문장 │ 포세이돈 │ 공동체 │ 밤에 │ 거절 │ 법에 대한 의문 │ 징병 │ 시험 │ 독수리 │ 조타수 │ 팽이 │ 작은 우화 │ 귀향 │ 돌연한 출발 │ 변호사 │ 어느 개의 연구 │ 부부 │ 포기하라! │ 비유에 대하여 │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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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리하르트와 자무엘-중부 유럽 여러 지역의 작은 여행’이란 표제가 달린 이 소책자는 성격이 서로 다른 두 친구가 평행으로 써내려간 여행 일지를 담은 것이다.
자무엘은 빈틈이 없는 젊은이로서 삶과 예술의 모든 대상에 대해 폭넓은 지식과 올바른 판단력을 키우려고 아주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하다거나 현학적이 되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 리하르트는 특정한 관심 영역이 없어 수수께끼와 같은 감정에 의해, 아니 그보다는 자신의 나약함에 의해 더 이끌려가기는 하지만, 그러나 자신의 협소하고 우연적인 행동 영역 안에서는 많은 집중력과 소박한 자주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결코 변덕스러운 희극으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다. 직업을 보면 자무엘은 어느 예술 협회의 서기이고 리하르트는 은행원이다. 리하르트에게는 재산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일을 하는 이유는, 하는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노릇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무엘은 자신의 (실적도 있고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막스 브로트와 프란츠 카프카의 『리하르트와 자무엘』의 제1장」
우리들의 법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들을 지배하고 있는 소수 귀족계급의 비밀이다. 우리는 이 오래된 법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법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분명하다. 만약 민족 전체가 아니라 한 개인만이 법 해석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여기에서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과 그것이 가져오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겠다. 그 불이익은 어쩌면 그다지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법에 대한 의문」
지금 나는, 내가 아직 개라는 족속의 일원으로서 살고 있고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여했었던 그 시절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이 세상에는 예전부터 어딘가 이상한 것, 다시 말해서 일종의 균열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가장 신성한 종족 모임에서조차 어떤 가벼운 불쾌감이 나를 엄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도 친한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그래 이따금씩은 아니었지만, 그래 이따금씩이라기보다는 그런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에게 사랑스런 동료 하나가 나타난 것만으로도, 어쨌거나 새롭게 보이는 단순한 모습만으로라도 나는 당황했고, 놀라워했고, 어찌할 바 몰라 했으며, 나아가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어느 개의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