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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여우

육근상 (지은이)
  |  
솔출판사
2021-08-12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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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책 정보

· 제목 : 여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1567
· 쪽수 : 108쪽

책 소개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시인, 육근상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자연과 시골 생활, 생을 떠난 가족에 관한 깊고 해학적인 서사를 담아냈다. 시인은 그 자연의 공간을 깊이 통과하며, 일상적 존재들 안에 깃든 깊은 시간성과 움직임을 되살려내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한낮 | 모개 | 손님 | 볕 | 봄날 | 수국 | 새 떼 | 호박꽃 | 적멸 | 가을 | 메밀꽃 | 손 없는 날 | 보름벌레 | 달 강 | 북바위 | 여우 | 폭설 | 숫눈 | 바라실 미륵원지 노을집

제2부
詩 | 사월 | 앵두가 익어가네 | 봄비 | 달가락지 | 빈집 | 여수 바윗골 | 누이 | 노을 강 | 낙화 | 어떤 저녁 | 가을밤 | 강 | 첫사랑 | 낮달 | 속초 | 동백 | 망종 | 오늘만 같고 | 해남 윤씨네 골방에 누워

제3부
삭망 | 겨울밤 | 엄니 | 벚꽃 설렁탕 | 사랑가 | 콩꼬투리 | 오늘은 비 | 밥 | 살림 1 | 살림 2 | 살림 3 | 살림 4 | 살림 5 | 새벽 | 이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 첫눈이 해끗해끗 | 세밑 | 연대기 | 혼자 사는 즐거움 | 길손 | 붉은 포도밭

해설 | 겨울의 송가에서 봄의 예감으로_방민호

저자소개

육근상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0년 대전광역시에서 태어났으며, 1991년 『삶의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2017년 시집 『만개』가 세종도서 문학나눔 문학부문 우수도서에 선정되었고, 2019년 제12회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절창』(2013), 『만개』(2016), 『우술 필담』(201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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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러한 슬픔과 회한의 ‘겨울 시집’ 속에서 시인은 어떤 암중모색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시집에 이르러 시인은 자신이 오랫동안 몰두해온 고유명의 세계에서 잠시 물러서는 듯하다. 그동안 앞선 시집들에서 시인은 ‘여기, 이렇게’ 살아가고 존재하는 고유한 개체들에 대한 목격자로서 존재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가 이 시집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이룩해놓은 진짜 구어체 이야기 시, 임우기 문학평론가의 용어를 따른다면 그 ‘소리시’의 ‘진경’이 이 메마른 인공적 세계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자연-인간’의 존재를 일깨워줄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 「해설」 중에서·방민호(문학평론가)


여우

정월은 여우 출몰 잦은 달이라서 깊게 가라앉아 있다
저녁 참지 못한 대숲이 꼬리 흔들며 언덕 넘어가자
컹컹 개 짖는 소리 담장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런 날 새벽에는 여우가 마당 한 바퀴 돌고
털갈이하듯 몸 털어 장독대 모여들기 시작하지
배가 나와 걱정인 장독은 옹기종기 숨만 쉬고 있었을지 몰라
여우는 골똘하게 새벽 기다리다
고욤나무 가지에도 신발 가지런한 댓돌에도
고리짝 두 개 서 있는 대청까지 들어와
바람을 토굴처럼 열어 세상 엿보고 있다

나는 칼바람 몰아치는 정월이면
문풍지 우는 소리 견디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럴 때마다 화진포에서 왔다는 노파가 간자미회 버무려주는 집에서
며칠이고 머물다 돌아오곤 하였다

소나무가 한쪽 팔 잃고 먼 산 바라보는 것은
밤새 여우가 길 내어 올라간 북방 그리워하는 것
나는 북방 사내인 듯 여우 지나간 길 한참 바라보다
새벽밥 툭툭 털고 일어나 마당 나서면
흰 털 보송보송한 여우가 뽀드득뽀드득 소리 내어 따라왔다

오늘처럼 솜눈이 푹푹 날리는 날이면
나는 어디를 급히 다녀와야 할 사람처럼
고욤나무 아래에서 여린 가지 바람 타는 소리로
꼬리만 남은 강변길 우두커니 바라본다
대숲도 따라나서고 싶은지
여우 지나간 길 흰 그림자 내어 굽어보고 있다


숫눈

댓잎 얼어붙은 뒤란 열어 장 뜨고 김치 한 보시기 담아 따끈한 반상 내어주면 나는 오종종 달라붙어 숟가락 달그락거리다 대숲이 뱉어내는 새 떼처럼 밖으로 뛰쳐나갔다

숫눈이 푹푹 쌓이는 날이면 버드나무 후리채 들고 콩새며 박새 까투리 사냥으로 하루 점두룩 밭둑 스미다 더깨진 빈손으로 들어오면 엄니는 하는 짓이 오째 꼭 늬 아부지냐 얼른 밥이나 먹어라 가마솥 습증기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처럼 눈발 날리고 가죽나무 사이로 새 떼 날아오르면 곁을 내어준 어깨 조붓하고 허리 굽은 엄니라는 말 떠올라 들판 뛰쳐나갈 궁리로 휘어진 소나무 가지처럼 장꽝 노려보는데 대숲도 곁을 내어준 듯 컹컹 짖더니 크게 숨 몰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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