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0262612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1장 파도와 함께 나타나다
2장 고서점은 갑자기
3장 잊었어, 너의 옛 모습
4장 서로 속이기
5장 어느 도둑의 노래
6장 만날 땐 언제나 시체
7장 하오의 살인
8장 알리바이는 가득히
9장 함정에 빠져
10장 탐정들의 거리
11장 범인이여 안녕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나……”
턱이 빠져라 입을 벌린 채, 마코토는 몸이 굳고 말았다. 아까부터 보였다 사라졌다 하던 커다란 하얀 물체가 흔들흔들 흔들리면서 다가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그것은 큰 파도에 밀려 마코토의 발밑에 던져졌다.
“……쁜 놈……, 말도 안 돼. 이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바다가, 바다인 주제에 앙갚음 같은 걸 하는 거냐고.”
엉덩방아를 찧고 울상을 지으며, 아이자와 마코토는 지금까지는 그저 리허설에 지나지 않았다는 듯이,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온몸과 온 마음을 다해 나쁜 놈아, 하고 부르짖었다.
마코토의 눈앞에 밀려온 것은 틀림없는 사람의 시체였다.
“인생에는 큰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때도 있어. 거기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고 떠밀려 물에 빠졌다고 자신을 비하할 건 없지. 파도가 밀려올 것을 미리 알고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내가 경외하는 하드보일드 작가, 쓰노다 고다이 선생님 책의 한 구절입니다.”
“네?”
마코토는 조금 놀라 마스터를 바라봤다. 그가 계속했다.
“하지만 파도가 오는 걸 알면서도 올라탈 노력을 하지 않는 건 바보다. 썩 편하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게 문장이 계속되지요.”
“네.”
“생각건대 진달래 고서점은 아가씨가 올라타볼 만한 파도가 아닐까요?”
“이것 봐. 헨리 제임스의 친필 편지야.”
“헨리 제임스라뇨, 그 『나사의 회전』을 쓴?”
“그래. 『나사의 회전』은 최상급의 로맨스소설이야.”
“그……랬었나요.”
베니코는 혼자 싱글거리며 마코토에게 말했다.
“내가 무얼 가지고 로맨스소설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군.”
“네.”
“우선, 남자와 여자의 애증을 그려야 한다, 라는 조건은 있지만 말이야. 기본은 지극히 단순해. 내가 로맨스라고 정한 것이 로맨스야.”
“……역시, 정말 단순하군요.”
“다만 뭐,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사이에도 로맨스는 존재하니까. 오스카 와일드의 삶 같은 경우는, 정말로 이렇게, 깊은 맛이 있다고 생각지 않나? 옛날에 런던에 갔을 때, 난 와일드가 남색을 했다는 죄로 체포된 캐도건 호텔을 찾아서 첼시를 온통 다 뒤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