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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9116026847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1-02-02
책 소개
목차
제1장 눈에 뒤덮인 거실
제2장 마법에 걸린 탈의실
제3장 얼음 여왕
제4장 비밀스러운 녀석들
제5장 외로운 손님들
제6장 첫 번째 봄
리뷰
책속에서
고요한 집 안 가득 평온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었다.
누군가 한숨을 내쉬고 잠자리에 깊이 파고들며 몸을 웅크리곤 했다.
흔들의자를 넘어든 달빛이 거실 탁자 위를 헤매다 침대 머리맡에 달린 황동 꼭지까지 넘어서는 곧장 무민의 얼굴을 비추었다.
바로 그 순간, 무민들이 처음으로 겨울잠을 자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제껏 단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무민이 겨울잠에서 깨 버렸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
‘온 세상이 겨울잠을 자고 있어. 나만 혼자 잠들지 못하고 이렇게 깨어 있고. 며칠이고 몇 주고 나 혼자 이렇게 걷고 또 걸으며 떠돌아다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눈덩이가 되어 버리고 말겠지.’
그때 숲이 끝나고 무민의 발아래로 새로운 골짜기가 펼쳐졌다. 맞은편으로 외로운 산이 보였다. 남쪽으로 파도처럼 이어지고 있는 산줄기가 이제껏 그렇게 외로워 보인 적이 없었다.
그제야 무민은 추워서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낭떠러지 아래에서 기어 나온 저녁 어둠이 얼어붙은 산등성이를 타고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었다.
“눈 이야기를 들려줘. 눈은 이해가 잘 안 돼.”
투티키가 말했다.
“나도 잘은 몰라. 눈은 차디찬데, 눈으로 만든 집 안은 따뜻하지. 하얗지만 불그스름하게 보일 때도 있고, 파랗게 보일 때도 있어. 세상 무엇보다 부드러울 수도 있고, 돌보다 단단할 수도 있어. 뭐라 딱 잘라 설명할 수가 없어.”
허공에 둥둥 뜬 생선 수프 한 그릇이 소리 없이 조심스럽게 무민 앞의 탁자에 놓였다.
무민이 물었다.
“너랑 같이 사는 뾰족뒤쥐들은 나는 법을 어디에서 배웠을까?”
투티키가 말했다.
“글쎄. 모든 걸 꼬치꼬치 캐묻지 마. 비밀을 조용히 간직하고 싶어 할지도 모르니까. 쟤들이든 눈이든 신경 쓸 필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