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271775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0-03-10
책 소개
목차
도쿄 타워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언젠가 시후미는 그런 말을 했다.
“내세울 만큼 행복하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행복하고 안 하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
라고.
행복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때의 토오루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후미가 주는 불행이라면, 다른 행복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
“남편한테는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어.”
“밖에서 돈만 벌어다 주면 그걸로 족하다는?”
키미코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줄 아는 게 나아. 내가 없으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간단한 일이었어. 금세 멍청해졌거든. 하긴 원래 멍청했는지도 모르지.”
그 때 코우지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키미코가 왜 그런지 가엽게 여겨졌다. 그 남자가 실제로 멍청한지 어떤지는 몰라도, 눈앞에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키미코가 가여웠다.
8시에 약속이 있다는 시후미는, 옆에서 콧노래를 나지막이 흥얼거리고 있다. 이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곡은 모두 시후미에게는 ‘그리운 곡’인 듯싶다.
“다음은 ‘As Tears Go By’ 틀어줘요.”
카운터 안에 있는, 선이 가는 마스터에게 즐거운 듯 신청하기도 한다.
“좀 더 일찍 태어나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잔을 흔들어, 와인에 잔물결을 일으키면서 시후미가 말했다.
“나한테 이 곡이 아주 특별했던 시절, 토오루도 함께 이것을 들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토오루가 대답을 못하고 있자, 시후미는 스스로 이야기의 결말을 지으려는 듯이, “가끔 말야,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라고 말하며 웃었다. 흰 셔츠에 회색 바지 차림의 시후미는, 스툴 위에서, 어쩐지 작고 의지할 곳이 없어 보인다. 의식적으로 토오루는 한 손을 시후미의 등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의식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조심스러운 동작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