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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60272741
· 쪽수 : 596쪽
· 출판일 : 2022-01-15
책 소개
목차
7부
8부
역자 후기
작가 연보
책속에서
이혼을 시도해보는 것은 단지 그의 높은 사회적 지위를 격하시킬 뿐이고 그를 비방하는 적들에게 추문 거리를 주는 좋은 빌미가 될 뿐이었다. 소란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는데, 이는 이혼을 통해서 얻어질 수 없었다. 게다가 이혼을 하면, 아니 이혼의 시도만으로도 그와의 관계를 정리한 아내는 분명히 자신의 정부와 결합할 것이다. 그러나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자기가 이제 아내를 경멸하고 그녀의 일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한 가지 감정, 즉 그녀가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브론스키와 결합하면서 그녀의 죄가 그녀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일이 없길 바라는 감정이 남아 있었다.
“나는 모든 걸 의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신의 존재마저도 의심하곤 합니다.” 레빈은 이렇게 무심코 말하고는, 자기가 한 말이 너무도 무례하여 스스로 적잖게 놀랐다. 하지만 레빈의 말 은 사제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신의 존재에 어떤 의심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는 보일 듯 말 듯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얼른 말했다.
레빈은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당신은 신이 창조한 세상을 보면서 창조주에 대해 의심한단 말인가요?” 사제는 그 습관적인 빠른 말투로 말을 계속했다. “누가 천체를 온통 별들로 장식했을까요? 누가 대지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을까요? 어떻게 창조주가 없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는 의아하다는 듯이 레빈을 쳐다보며 말했다.
레빈은 사제와 철학적인 논쟁을 한다는 것이 무례하다고 느껴져서 그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대답만을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형의 모습과 죽음의 접근은 레빈의 마음속에 형이 찾아왔던 그 가을 저녁에 자기를 사로잡았던 죽음의 불가해함과 동시에 죽음의 임박함과 불가피함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감정은 전보다 지금이 한층 더 강했다. 그는 자기에게 죽음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 불가피함이 더욱 두렵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내가 가까이 있는 덕분에 이 감정도 그를 절망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그는 죽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사랑이 자신을 절망에서 구했고, 절망의 위협에서 이 사랑은 더욱 강하고 순결해졌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