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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404227
· 쪽수 : 372쪽
책 소개
목차
1부
여신의 알몸 · 17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 38
우리 시대의 현모양처 · 48
명징한 정체성 · 59
혼몽(昏懜) · 68
노각 · 74
사금파리 · 86
명백한 현실도피 · 106
유대의 의미 · 114
2부
바람의 신 · 128
존재의 크레바스 · 133
매미 허물 · 141
생은, 참으로 끔찍한 반복 · 150
님아 님아 줄 조심해라 · 159
달밭골의 세 여자 · 171
물귀신 · 177
무당개구리 · 185
두려움의 정체 · 193
국수방망이에 밀린 반죽 · 198
선택 · 213
유수(流水…) · 222
팔자타령 · 231
좁쌀만치만 보고 갈게 · 246
개떡 같은 정 · 255
고추 · 263
매미 허물 같은 · 271
성공의 뒤안 · 278
오 자유여 · 292
3부
회개와 용서 · 317
죄 · 322
삶과 죽음의 충동 · 332
별들의 대화 · 338
귀환 · 350
물의 말 · 362
작가의 말 · 367
개정판 작가의 말 · 370
저자소개
책속에서
희생이란, 보이지 않는 족쇄를 그 희생의 수혜자에게 채우는 것이다. 그 희생이 고귀한 것이었기에 그 족쇄는 천국의 빛으로 반짝인다. 그러나 족쇄는 어쨌거나 족쇄인 것이다. 보육원 원장의 희생은 오늘의 윤아를 만들었지만 윤아의 다른 삶의 가능성을 제거해버렸다. 족쇄를 한 윤아는 삶을 선택할 수 없었다. 의학을 공부하여 먼 야만의 땅에서 선교사가 되라고, 원장은 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간절하게 말했었다.
시어미에게 종교가 있음을 안 순간부터 미현은 10여 년 애써온 전도를 포기했었다. 시어미의 종교는 가족이었다. 그 신앙의 교리는 사랑과 정성과 희생이었다.
님이와 그녀의 두 딸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형성되어왔고 앞으로도 형성될 유대는, 죽은 권개동과 그의 네 아들들 사이에서의 유대보다 질적으로 월등히 견고했다. 이 두 가지의 유대가 가부장제 사회의 의미 체계에서 가지는 중요성의 정도는 물론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후자가 대를 잇는 유대 관계인 반면 전자는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를 잇는다는 것의 의미는, 혹은 대를 이음으로써 한 사람이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자신의 윗대와 아랫대를 분명히 함으로써 너무나 짧고 허무하고 불확실한 이승의 삶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의미일까. 그래서 씨받이도 하고 씨내리도 하고, 뼈다귀를 따지고 관향(貫鄕)을 따지고 적서(嫡庶)를 따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