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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91160404562
· 쪽수 : 756쪽
책 소개
목차
1학기
1강 아도르노를 만나며
2강 사유의 첫걸음
3강 상처 안에 머물기
4강 사랑이라는 영역
5강 슬픈 선행
6강 자본주의 시대의 결혼
7강 선물 주기의 기쁨과 슬픔
8강 타자에 대한 꿈
9강 유보 없는 행복의 삶
2학기
1강 슬픈 조폭
2강 언어와 육체 그리고 남성성
3강 여자의 고고학
4강 미인
5강 사랑의 도덕
6강 두려움과 매혹 그리고 불면
7강 죽은 자와 산 자에 대하여
8강 우둔함과 사치
9강 상처와 허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의 삶이 얼마나 고귀한 것이고, 근본적으로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자유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은 얼마나 부자유한가 하는 문제에 민감하시다면 이 강의가 도움이 되실 거예요.
실제 우리 삶의 풍경은 어떨까요? 상처투성이라는 거죠. 상처의 정의가 무엇이죠? 패어 있음이에요.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그것이 상처가 되는 거예요. 자유와 행복이 있어야 할 장소가 움푹 패어 있다는 거죠. 《미니마 모랄리아》의 부제가 ‘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입니다. 이 말은 쉽게 생각하실 게 아니고요, 엄청난 고통의 발설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웅덩이처럼 파인, 사실 겉껍질에 지나지 않는 이러한 나의 삶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겠다는 거예요. 이 생각이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두려운 것인지를요. 우리가 자신의 상처를 가감 없이 들여다보는 일은 굉장히 두려운 거예요. 다들 안 보려고 하잖아요? 무의식은 도망가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돌려버려요. 그래도 살 만하지 뭐, 나는 남보다는 낫잖아, 이런 쪽으로 슬쩍 건너가는데 이 상처를 마치 지진계처럼 들여다보면서 그 안의 풍경을 꼼꼼하게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이 아도르노에게는 합리성이라는 것이죠. (…) 사유란 굉장한 거예요. 생각한다는 것은 놀라운 능력이에요. 우리의 생각이 도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우리의 사유가 방해받지 않고 가고 싶은 지점까지 간다면 어디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정말 모르는 겁니다. 사유는 그렇게 무섭고 강력한 거예요. 그런데 정치가, 경제가, 문화가 끊임없이 중간에서 사유를 차단시켜버리죠. 아도르노가 《미니마 모랄리아》를 쓰면서 유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믿음이 사유에 대한 믿음입니다. 오로지 그 믿음만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거죠. 그것을 통해 우리 삶의 진면목이 무엇인지를 읽어보겠다는 것이 이 책입니다.
그런데 많은 지식인들이 이런 사유를 한다는 거예요. 자기 희망을 투사해놓고 그 희망이 존재한다고 주장해요. ‘아직 살 만한 세상이야, 이렇게 착한 사람도 있어’라며 희망에 가득 찬 얘기를 하죠. 여러분들은 그런 소리 들으면 위안을 받으시잖아요? 우리를 위안해주고 상처가 아무는 것 같은 느낌, 내일 또 살아야지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 실제로 무엇인가요? 상처들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고 상처들을 절대로 보여주지 않으려 하는 객관적 권력을 더 공고히 할 뿐이라는 거죠.